[스포츠서울 | 마인츠=한지훈통신원·김용일기자] 경기 종료 호루라기가 울린 뒤 축구국가대표 선후배인 이재성(31·마인츠)과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는 유니폼을 교환하며 웃었다. 적어도 두 사람의 공간엔 승자, 패자가 없었다.

최근 A매치 2연전(튀니지·베트남전)에 모두 뛴 이재성과 김민재는 2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마인츠 메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8라운드 맞대결에서 모두 선발 출격해 뛰었다. 결과는 뮌헨이 킹슬리 코망~해리 케인~레온 고레츠카의 연속골을 앞세워 3-1 완승했다.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난 이재성은 “우선 민재에게 승리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에겐 첫 코리언 더비다. 내가 첫 상대가 돼서 의미가 큰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민재와 (K리그 시절) 전북에서 함께 뛰다가 이렇게 해외에 나와서 코리언 더비를 치러 뜻깊다. 비록 우리가 졌지만 하고자한 경기를 한 것 같다. 승리할 기회도 있었기에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실망하지 않고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스스로 다독였다.

그는 “(경기 끝나고) 민재와 오늘 경기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또 코리언 더비이니 한국 선수끼리 유니폼을 바꿨는데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며 “(국내) 팬도 많이 찾아와주셨더라. 한국에서도 (이 경기를) 기대 많이 하신 것으로 아는데 선수로서 동기부여가 됐다”고 강조했다.

마인츠는 지난 4월22일 2022~2023시즌 29라운드로 치른 뮌헨과 홈경기에서 3-1 완승한 적이 있다. 이재성은 당시에도 선발로 뛰었다. 이 얘기에 “오늘은 안타깝게 골대도 맞고 운이 따르지 않더라. 그래도 앞서 말했듯이 충분히 우리 경기를 보여줬다. 현재 시즌을 치르면서 승리가 없지만 발전하고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 이런 시간 속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베테랑답게 말했다.

이 경기는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현장 VIP석에 앉아 관전했다. 이재성은 “아직 연락을 못했다. 다만 앞서 대표팀 소집했을 때부터 (마인츠에) 오신다고 했다. 지난 시즌에도 이곳에 오셨고 우리가 승리한 기억이 있다”며 “감독께서 ‘내가 가니까 (마인츠가) 이길 것 같다’고 했는데 승리하지 못했지만 이곳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건 감사한 일이다. 좋은 자극이 된다”고 웃었다.

이날 이재성은 63분을, 김민재는 90분 풀타임을 각각 소화했다. 이재성은 브라얀 그루다와 함께 최전방 뤼도비크 아조르크의 뒤를 받치는 2선 공격수로 나섰다. 김민재는 마티아스 데 리흐트와 중앙 수비 듀오를 이루면서 변함 없이 뮌헨 최후방을 지켰다.

둘 다 올 시즌 팀의 전 경기에 출전하며 핵심 노릇을 하고 있다. 이날 직접적인 충돌이나 맞대결은 없었으나 우정의 대결은 뜨거웠다.

이재성은 전반 12분 한 차례 헤더 슛이 골대를 강타, 김민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러나 이후엔 김민재가 특유의 빠른 발과 철통 같은 대인 방어를 뽐내며 마인츠 수비를 짓밟았다.

뮌헨은 6승2무(승점 20)를 기록하며 3위를 마크했다. 마인츠는 2무6패(승점 2)로 8경기 연속 무승으로 17위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