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생애 첫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한 기안84가 기어이 완주를 해내고 메달을 목에 걸며 인간승리를 보여줬다.

27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는 호기로운 출발과 달리 27km를 달리며 첫번째 위기에 맞닥뜨렸다. 갑자기 신음과 함께 쓰러진 기안84는 도로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페이스메이커들이 달려와 응급처치를 해준 가운데, 앉으면 다시 일어날 수 없다는 걸 아는 이들은 “앉지마”라며 독려했다. 잠시 앉아있던 기안84는 다시 일어나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고통이 느껴지는 기안 84의 모습을 보며 무지개 멤버들의 얼굴에도 안타까움이 서렸다. 갈증이 나서 마신 물 때문에 복통에 시달린 기안84는 다시 29km 지점에서 주저앉아 누워버렸다.

기안84는 “몸이 박살날 것같더라고 이젠. 완전히 방전된 것같았다”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완주한 사람들이 속속 도착 중인 결승선에서는 한바탕 축제가 펼쳐지고 있었다.

다시 기력을 차린 기안84가 몸을 일으킨 가운데, 누운 자리 그대로 땀자국이 새겨졌다. 기안84는 “그때 제 옆에 시각장애인 할아버지가 끈을 잡고 달리고 계셨는데, 좀 울컥했다. 내가 원래 포기가 빠른데 그분들 없었으면 택시 한 20번 불렀을 거다”라며 웃었다.

창백한 얼굴로 달리는 기안84를 보며 주변에서 응원을 했지만, 기안84는 “팔을 들 힘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기안84는 무릎까지 꿇은채 바닥에 주저앉았고 격심한 발목 통증으로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기안84는 “저때는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에 가야할 것같은 상황이었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자기와의 싸움을 위해 다시 일어나서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멈춰서고 싶은 숱한 순간을 이겨낸 기안84는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창백한 모습으로 결승선을 기어이 통과했다. 수많은 이들의 박수 속에 결승선을 밟은 기안84는 4시간47분08초로 완주를 마쳤다.

많은 이들이 축하하고 응원했지만 넋이 나간듯한 표정이었던 기안 84는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이 돌아온듯 완주 메달을 들고는 실성한듯 웃었다. 기안84는 “다른 사람이 잘했다고 하는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 포기하지 하고 해냈다는게 기뻤다”라고 말했다.

무지개 멤버들도 한 마음으로 박수치며 기안 84의 완주 성공을 축하했다. 메달을 챙겨온 기안84는 “윤성빈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스튜디오에서 메달을 걸어보였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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