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팬데믹 일상이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쇼핑 판도를 뒤바꿨다. 오프라인 수요는 줄고, 온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가중되면서 가파르게 성장한 이커머스는 금세 ‘유통 공룡’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연간 최대 행사를 앞두고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다양한 기획전, 대규모 할인행사로 충성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기획전 강자 ‘쿠팡’, 적립 강자 ‘네이버 쇼핑’…컬리는? “뷰티로 승부”

경기 불황으로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또 연쇄적인 물가 인상에 소비 여력이 제한되자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시기에 연말은 유통업계의 대목이다. 특히 포화 상태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전통적인 성수기인 4분기는 동아줄과도 같다. 이에 각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주력 행사에 힘주며 연말을 노리고 있다.

연일 최다 실적을 기록하며 이커머스 시장 1위로 올라선 쿠팡은 8일 올 3분기 8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분기 최대 매출을 찍었다.

지난 4월부터 ‘쿠팡이츠 10% 할인’ 서비스를 와우 멤버십 혜택으로 선보이자 쿠팡을 쓰는 고객이 늘면서 ‘록인’(lock-in) 효과로 시너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로켓배송과 신선식품 새벽배송·로켓그로스(오픈마켓 판매자 대상의 로켓배송 서비스) 등 주요 사업의 고성장으로 이번 분기에도 20% 전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2042만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 늘었다. 쿠팡의 고성장에는 경기 불황 속 다양한 할인 기획전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8일 컨퍼런스콜에서 “와우 멤버십은 쿠팡 생태계의 모든 혜택 수준을 증폭했다”고 말했다.

쿠팡은 이번 연말도 기획전 마련으로 고객 굳히기에 나설 방침이다. ‘블랙 생필품 위크’, ‘반값할인’, ‘타임할인’, ‘겨울 준비템 프로모션’ 등으로 600조원대 유통시장 경쟁에 나섰다.

충전·적립으로 승승장구 중인 네이버쇼핑은 패션타운, 도착보장상품, 쇼핑라이브 등 추가 할인이나 적립 혜택을 제공하며 쇼핑 신흥강자로 떠오르며 ‘네쇼페’로 제조사 및 브랜드사 판로 확대를 넓히고 있다.

오는 12월 ‘2023 홀리데이 선물대첩’을 주제로 키즈, 뷰티, 디지털, 헬시, 푸드, 패션 카테고리에서 연말 선물 콘셉트에 맞는 상품들을 소개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하며 한보 후퇴했던 컬리는 한동안 고질적인 적자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2018년부터 매출액은 계속해서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매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컬리는 상반기 적자 폭을 줄이고 ‘수익성 개선’에 힘써야 할 때다. 이에 컬리는 지난해 론칭한 ‘뷰티컬리’로 올 연말 고객 잡기, 수익개선에 나선다. 화장품은 유통업계의 반도체와 같다. 생산 비용에 비해 더 높은 매출액이 보장되는 화장품은 효자상품과 같다.

컬리는 블랙핑크 ‘제니’를 뷰티컬리 모델로 기용하며 주 고객 3040을 넘어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홀리데이 에디션을 출시했다. ‘2023 홀리데이 뷰티박스’를 출시해 ‘랑콤’, ‘아르마니’, ‘에스티로더’ 등 럭셔리 뷰티제품을 담은 대형 사이즈의 뷰티컬리 박스를 내놓았다.

한서진 컬리 마케팅 본부장은 “최근 1년간 컬리에서 뷰티 상품만 구매하는 고객이 3배 이상 늘어났다”며 “준비한 이번 페스타에서 특별한 가격과 구성의 뷰티 상품과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 백화점 계열 이커머스 ‘SSG닷컴’, ‘롯데온’…계열사·이효리 효과 누리나

백화점 계열사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에도 눈길이 간다. 신세계 계열사인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12월 장보기 상품군에서는 연말 홈파티에 적합한 상품 매출이 직전 달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소고기와 과일류 매출이 각각 30%, 21%씩 늘었고, 케이크 등 베이커리 매출도 44% 증가했다. 이에 SSG닷컴은 프리미엄 신선식품, 베이커리 등을 아우르는 연말 홈파티 겨냥 그로서리 행사와 패션 잡화, 뷰티 등 인기 기프트 상품 행사를 동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온은 ‘이효리 광고’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롯데온’ 언급량도 광고 집행 이전 대비 2배가량 늘었다. 고객들의 관심은 롯데온의 매출 및 고객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매일 3개 브랜드를 번갈아 가며 역대 최대 혜택으로 선보이는 ‘브랜드 판타지’를 진행했으며, 행사 시작 첫 일주일간(10월16~22일) 롯데온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고 앱(App) 방문 고객 및 구매자 수도 두 자릿수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온은 광고 효과로 유입된 고객을 잡기 위해 오는12월 3일까지 ‘브랜드 판타지’ 행사를 이어간다.

김장규 롯데온 영업본부장은 “롯데온이 ‘쇼핑 판타지’ 광고를 통해 프리미엄 쇼핑 플랫폼으로 인지도를 높였으며, 그 효과가 ‘브랜드 판타지’ 행사 흥행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큐텐이 거머쥔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는?

티몬·위메프·인터파크 커머스를 인수했고 11번가까지 노리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큐텐의 티메파크도 연말 시즌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티몬은 오는 11일까지 올해 최대 규모 할인 축제 ‘몬스터절’을 개최하며 역대급 특가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특히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와 함께 시작한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 ‘T프라임’으로 배송 경쟁에 나서며 순위권 이커머스 플랫폼 따라잡기에 나섰다.

인터파크쇼핑은 오는 30일까지 ‘인터파크쇼핑 이번 블프 찢었네’ 기획전으로 인기 해외 직구 제품몽클레어 패딩, 버버리 패딩 등 인기 해외 직구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위메프는 ‘곤지암 리조트 리프트권’ 특가로 판매하며 시즌권으로 고객 겨냥 중이다. 곤지암 리프트권 이외에도 위메프는 연말을 맞아 오크밸리 리프트권, 원마운트 스노우파크 리프트권, 엘리시안 강촌 리프트권, 휘닉스 리프트권 등을 11월 중 판매 예정이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유통강자는 월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가 대다수이지만, 앞으로 점점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지는 만큼 누가 고객을 감동을 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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