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영웅군단의 심장’으로 불린 이정후(25)가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인 1억1300만달러(약 1484억원)를 받고 메이저리그(ML) 샌프란시스코와 입단에 합의했다. 키움에서만 벌써 네 번째 빅리거 탄생이다.

안 그래도 한국에서 ML을 가장 많이 보낸 구단인데, 더 보내게 생겼다. 키움이 홈구장으로 쓰는 서울 고척스카이돔 그라운드가 ‘미국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스포츠서울이 단독보도(2023년12월11일자 1면)한 것처럼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현재 ML 서울 개막전에 맞춰 인조잔디를 전면 보수 중인데, 이를 미국 프로야구 인조잔디 구장 기준에 맞춘다.

서울시설공단 측은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ML 선수들이 뛰는 정규시즌 개막전인 만큼 ML 구장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ML사무국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그라운드 ‘충격흡수율(G-max)’과 ‘평활도’를 미국 인조잔디 기준에 맞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 인조잔디와 미국 인조잔디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직접 경기를 뛰어본 선수만이 알 수 있으나, 사소한 차이도 선수들이 민감하게 반아들이므로 ML 사무국은 시설공단에 ‘기준’에 꼭 맞춰달라고 신신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자연스럽게 2024시즌부터 키움은 미국 기준의 인조잔디에서 홈 72경기를 치른다. 이로인해 ML 진출을 꿈꾸고 있는 내야수 김혜성(24)을 비롯해 키움 선수들은 물론 KBO리그 타 구단 선수들까지 ML급 인조잔디를 미리 접할 수 있는 환경과 마주한다.

특히 김혜성은 현재 ML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했지만, 빅리그에서 활용폭을 넓히기 위해 유격수 복귀도 고려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키움 구단 역시 그의 꿈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미 김하성은 ML에서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따내며 KBO리거 가치를 높였고, 이정후는 역대 아시아인 최고액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입성한다. 키움은 포스팅 시스템으로만 554억여원을 벌어들여 소속 선수들의 해외진출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김혜성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도전 의사 역시 천명했는데, ML 진출을 위한 포석이다. 11일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혜성은 “감독님께서 내년에 날 어디에서 쓰실지 모르겠지만, 모든 포지션에서 다 잘 준비해서 완벽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미리 미국 기준의 인조잔디를 경험하는 건 김혜성을 비롯해 ML 진출을 희망하는 키움 선수들이 미국 스카우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인이다. 키움에서 메이저리거가 꾸준히 배출될 수 있는 토대가 또 하나 마련됐다. et1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