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독일 분데스리가 데뷔골과 도움을 나란히 작성, 다시 한번 ‘괴물 본능’을 뽐냈다.

김민재는 18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 2023~2024시즌 정규리그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1골 1도움 활약으로 3-0 대승을 견인했다.

그가 독일 무대에 입성한 뒤 공격포인트를 올린 건 분데스리가 14경기(13라운드 폭설 연기)만에 처음이다. 뮌헨은 멀티골을 넣은 공격수 해리 케인의 활약을 더해 승점 35를 기록, 한 경기 더 치른 선두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39)을 추격하며 2위를 달렸다.

비디오 판독(VAR) 악재를 뚫고 이뤄낸 데뷔골이어서 값지다. 김민재는 케인의 선제골로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25분 프리킥 기회에서 공격에 가담해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올린 킥을 머리로 받아 넣었다. 그러나 주심이 VAR를 거쳐 그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하며 득점을 취소했다.

그럼에도 김민재에게 공격 포인트 기회는 다시 열렸다. 후반 10분 파블로비치가 골대 정면으로 투입한 공을 김민재가 헤더로 연결, 케인이 재차 머리로 받아 넣었다. 그의 시즌 첫 도움. 기세를 올린 김민재는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파블로비치의 킥을 헤더로 연결했다. 공이 상대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들어갔다.

‘철기둥’ 별칭이 따르는 김민재는 완벽한 대인 방어 능력 뿐 아니라 빠른 발을 활용한 빌드업, 세트피스 때 위협적인 헤더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8년 K리그1 전북 현대 시절에도 헤더로 득점한 적이 있다.

또 지난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활약할 때도 몬차, 라치오를 상대로 각각 1골씩 넣어 2골(2도움)을 해냈는데, 모두 머리로 해결했다.

지난 10월 베트남과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한국 6-0 승)에서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코너킥을 헤더 슛으로 연결해 득점했다. 뛰어난 위치 선정에 이은 ‘김민재의 머리’가 빅리그에서도 통하는 셈이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경기 직후 자체 데이터를 통해 김민재의 득점 확률이 7%였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문전에 여러 선수가 밀집한 가운데 그의 헤더가 굴절로 골문을 가른 것을 언급한 것이다.

김민재는 경기 직후 축구 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팀 내 최고 평점인 8.8을 받았다. 두 골을 넣은 케인(8.5점)보다 높았다. ‘소파스코어’도 김민재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8.3을 매기는 등 그의 대활약을 인정했다.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패스 성공률도 93%(42회 시도 39회 성공)였고, 걷어내기 6회, 헤더 클리어 6회, 가로채기 6회 등 본업인 수비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하며 팀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번시즌 팀 내 수비수 중 유일하게 팀이 치른 리그 전 경기를 소화했다. 주력 수비수 부상으로 한때 혹사 논란이 불거졌지만, 최근 마티아스 데 리흐트가 부상을 털고 돌아오면서 힘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격 포인트까지 작성해 오름세를 타게 됐다.

이날 슈투트가르트 공격수 정우영도 후반 32분 교체로 출전해 김민재와 후반 막판 ‘코리언 더비’를 벌였다. 그러나 정우영은 골이나 도움을 올리진 못했다. 김민재는 오는 21일 오전 4시30분 예정된 볼프스부르크와 16라운드 원정 경기 출격을 기다린다. 올해 뮌헨이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이후 그는 내달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격하는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오는 26~31일 국내에서 1차 훈련을 계획 중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정우영과 이재성(마인츠) 등 분데스리거도 포함됐는데, 김민재는 빠졌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 소집은 정식 소집과 다르게 몸 관리 차원이다. 김민재는 피로하다는 판단하에 귀국하면 쉬게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몸이 나아지면 합류할 예정”이라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