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한국계 배우와 스태프가 대거 참여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이 제81회 골든글로브에서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7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즈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성난 사람들’(Beef)는 TV 단막극(리미티드 시리즈 - Limited Series)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은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41)에게 돌아갔으며, 여우주연상은 베트남-중국계 배우 앨리 웡이 받았다.

이날 스티븐 연은 ‘길 위의 연인들’의 맷 보머,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의 샘 클래플린, ‘파고’의 존 햄, ‘화이트 하우스 플러머’의 우디 해럴슨, ‘서부의 보안관:배스 리브스’의 데이비드 오옐러워를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오른 스티븐 연은 “제가 평소에 제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는 고립과 외로움 같은 것들이었는데 이 자리에 올라오니까 모두를 떠올리게 된다”며 “너무 감사하다. 저는 단지 연민, 사랑, 보호와 호의를 받는 사람일 뿐이다. 그리고 아내 조아나 박은 나의 힘”이라고 한 뒤 촬영 스태프를 비롯한 제작진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인 혹은 한국계 배우 이 부문에서 상을 받은 건 스티븐 연이 처음이며, 한국인 한국계 배우가 골든글로브에서 연기상을 받은 건 ‘킬링 이브’ 산드라 오(2019), ‘오징어 게임’ 오영수(2022)에 이어 세 번째다.

TV 단막극 부문 작품상까지 차지한 ‘성난 사람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드라마로 꼽힌다. 마트에서 운전 문제로 악연을 맺은 두 남녀가 서로에게 복수를 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4월 공개 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흥행했다. 스티븐 연을 비롯해 한국계 배우들과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감독 이성진이 연출과 제작, 극본을 맡았다.

작품상을 받은 이성진 감독은 “‘성난 사람들’은 화가 나 운전하는 사람에게서 영감을 받고 만든 작품이다. 앞으로 경적을 울리고 소리를 지르며 운전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성난 사람들’은 미국 내 최고 드라마 시상식으로 꼽히는 에미상에서 무려 13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에미상이 오는 15일 열리는 가운데 ‘성난 사람들’이 3관왕을 석권하면서 에미상 수상 가능성도 높였다.

영화 ‘넘버3’를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로 알려진 앨리 송의 첫 장편 데뷔작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영화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 영화상, 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지만, 모두 불발됐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에서 만나 어린 시절을 보낸 두 남녀가 20여년이 흐른 후 뉴욕에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계 미국 배우 그레타 리와 독일 출신 한국 배우 유태오가 주연을 맡았다.

최근 몇 년간 골든글로브에서 아시아계 배우와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고, 2021년 영화 ‘미나리’가 같은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또 2022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TV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아울러 이날 ‘성난 사람들’이 3관왕을 차지하면서 아시아계 대중문화 예술가들의 활약상이 이어졌다.

한편,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이하 HFPA) 회원(87명)이 영화와 TV 프로그램 부문으로 나누어 선정한다. 아카데미 시상식, 미국배우조합상(SAG)과 함께 미국 3대 시상식으로 꼽힌다.

intellybeast@sportssoe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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