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 축구가 역사상 가장 많은 빅리거로 대표팀을 꾸린 가운데 아시안컵 사상 첫 ‘결승 한·일전’을 치를 수 있을까.

아시아 최고 권위의 축구 국가대항전인 아시안컵은 한국과 일본 뿐 아니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의 중동 강호와 더불어 호주까지 쟁쟁한 팀이 우승컵을 두고 경쟁한다.

그럼에도 결승 한·일전을 보고 싶은 건 양국 팬 뿐 아니라 아시아 대다수 팬이 공감한다. 그만큼 아시아를 넘어 유럽 빅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구도를 잘 아는 아시아축구연맹(AFC)도 결승 한·일전이 펼쳐지면 근래에 보기 드문 흥행 역사를 쓸것으로 기대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최근 A매치 6연승과 더불어 7연속경기 무실점 행진을 벌이면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초반 클린스만 감독의 근태 논란 등 우여곡절이 따랐으나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빅리거의 안정적인 조화를 바탕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들을 대체할 ‘플랜B 실종’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존재한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의 계획대로 주력 요원 부상 없이 플랜A를 대회 내내 가동하면 충분히 우승을 노릴 전력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달성 이후에도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일본은 한국보다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는 적지만, 아시안컵 엔트리 26명 중 20명이나 유럽리그 소속이다. 아사노 다쿠마(보훔)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 등이 뼈대를 이룬다. 플랜A, B 모두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일본은 최근 A매치 10연승이자 이 기간 45골을 터뜨리며 압도적인 화력을 뽐내고 있다. 약체만 상대한 게 아니다. 지난해 9월 ‘전차 군단’ 독일 원정에서 4-1 대승하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튀르키예도 4-2로 완파했다. 10월엔 캐나다(4-1 승), 튀니지(2-0 승)를 연달아 눌렀다.

한국과 일본 최정예 멤버 간의 맞대결은 13년 전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일본 승부차기 승)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그해 일본 삿포로에서 A매치가 열려 한국이 0-3으로 완패한 적이 있는데, 당시 한국은 정신적 지주로 활약한 박지성, 이영표가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또 이청용, 지동원, 손흥민 등 핵심 유럽파가 부상으로 모조리 빠졌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꿈의 맞대결’을 더욱더 기대하는 이유다.

한국과 일본은 조별리그 편성상 결승전에서만 만날 수 있다. 그런 만큼 맞대결을 펼치려면 여러 고비를 넘겨야 한다.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E조(말레이시아·요르단·바레인), 일본은 D조(인도네시아·이라크·베트남)에 각각 편성돼 있다. 커다란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양 팀은 조 1위를 무난하게 차지할 전망이다.

다만 한국은 16강을 넘어설 경우 8강에서 C조 1위가 유력한 이란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최근 이란과 A매치에서 4경기 무패(1승3무)를 달리고 있지만 역대 전적에서 10승10무13패로 열세다. 주요 길목에서 이란에 발목 잡힌 적이 있다. 일본도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호주 또는 사우디와 4강에서 격돌할 수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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