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귀포=정다워 기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주 유나이티드의 브라질 선수 유리 조나탄은 인터뷰실에 들어오며 또렷한 한국말로 덕담을 건넸다.

유리는 지난해 제주에 합류한 2년 차 외인이다. 한국에 온지 겨우 1년이 지났지만 이미 그는 한국어에 능숙하다. 기본적인 인사, 대화가 가능하고 식당, 카페에서 직접 주문할 수 있다. 심지어 그 어렵다는 ‘쓰기’도 된다.

10일 서귀포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유리는 기자의 요청에 ‘유리, 제주 유나이티드 화이팅’이라는 문장을 거의 맞게 썼다. ‘화(파이팅이 표준어)’를 쓰는 데 애를 먹었고, 팅을 ‘틴’으로 쓰는 오류도 있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한 문장을 써냈다. 한국어는 익히기 어려운 편에 속한다. 보통 한국에 오는 외인이 한국어 자체를 잘 못하는 것을 고려하면 확실히 유리의 ‘비범함’ 알 수 있다.

치열한 노력의 결과다. 유리는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한다. 지금은 서울에 있는 강사와 화상 통사를 하며 학습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제주 동료와 한국어로 대화하기 위해 애쓴다. 이날도 박원재가 알려준 “너 다리 밑에서 주워 왔어”라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발음했다. 덩치가 큰 자신과 달리 부모님은 키가 작다는 이야기에 동료가 던진 농담이었다.

유리는 “축구를 하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축구가 전부는 아니다. 한국에 온 것은 나에게 기회다.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내가 이곳에 맞추는 게 맞다. 문화에 적응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라며 “물론 한국어는 정말 어렵다. 하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과 식당에 가면 일부러 나에게 주문을 하라고 한다. 그런 게 재미있고 공부가 된다. 앞으로도 부지런히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서로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 제주도 마음에 든다. 두말할 것 없이 최고다. 아내와 식당, 카페에 가는 게 정말 좋다. 한국 음식도 90%는 먹는다. 해산물 알러지가 있긴 한데 그 외 것들은 거의 가리지 않는다”라며 한국에 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문대화 통역은 “김치도 젓가락질해서 먹는다”라며 말했다. 그러자 유리는 “김치 좋아해요”라고 답했다.

제주는 올시즌 두 명의 브라질 선수를 추가로 영입했다. 유리와 헤이스에 이어 탈레스, 이탈로까지 총 4명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유리는 후배 브라질 선수를 살뜰하게 챙기며 적응을 돕는다는 후문이다. 유리는 “브라질 동료가 두 명 늘어 기쁘다. 두 선수가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새로 온 선수들의 적응을 돕고 싶다. 그래야 팀도 나아질 것이다. 브라질 선수가 아니라 다른 나라 선수라도 마찬가지”라며 1년이라도 먼저 들어온 자신이 동료를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리는 지난시즌 K리그1 33경기에 출전해 10골4도움을 기록했다. 첫 시즌에 무난히 안착하는 모습이었다. 유리는 “나쁜 기록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시상식에 가보니 그게 더 느껴졌다”라며 “올해에는 나를 비롯한 우리 동료가 베스트11에 많이 들어가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득점왕에 도전하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올해 제주는 김학범 감독과 새로운 팀으로 거듭난다. 유리는 “감독님과 함께해보니 확실히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 같다”라면서 “개인의 컨디션, 몸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하시는 느낌을 받았다. 훈련이 힘들 것이라 들었다. 이미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운동하면 몸이 더 좋아지고 결국 개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안다. 실제로 이미 나는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올해 기대가 크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