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기자] 배우란 직업은 그 어떤 직업보다 특수성이 있다. 대본에 쓰인 글을 쉼 없이 파고들어 자신의 온 몸을 이용해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글에 쓰인 이 인물과 스스로 표현한 것들이 진실과 근접했는지, 또 연구하고 탐구한다. 인문학적 고민이 필요하다. 때론 디테일을 찾기 위해 실제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만나 취재하고 공부도 한다. 그렇게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는 대중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는다.

그 과정이 녹록지 않다. 연기라는 것이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며, 연구를 많이 한다고 해서 꼭 구현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연기가 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누구나 예상 가능한 연기를 하면 대중은 지루함을 느끼고 떠난다.

JTBC 새 예능프로그램 ‘배우반상회’는 이러한 숙제를 안고 사는 배우들의 일상을 침투한다. 평소에는 어떤 고민과 관심을 갖고 있고, 어떤 노력을 하며 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어떻게 생존하려 하는지 지켜본다.

그런 가운데 ‘배우반상회’ 제작발표회가 22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코리아에서 열렸다. 이날 손창우 CP와 정종욱 PD를 비롯해 배우 김선영, 조한철, 차청화, 김지석이 참석했다. 장도연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불참했다.

손창우 CP는 “어릴 적 알던 반상회라는 게 공동의 안건을 토론하고, 고민을 늘어놓고 공감하는 친목의 장이다. 배우들이 살아남고 생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어떤 고민이 있는지 VCR을 보면서 공감하고 위로하는 따뜻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정종욱 PD는 “저희 프로그램의 다른 점이라고 하면 배우들만 나온다는 게 있어. 배우들의 일상이 재밌을 수도 있고, 슬플 수도 있고 고민이 많을 수도 있다. 배우란 직업이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만, 배우들에겐 직업이다. 자연인으로서 직업을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반장 김선영을 필두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조한철과 차청화, 김지석이 배우들의 성장통을 직접 공감하며, 배우들이 사랑하는 개그우먼 장도연이 유쾌한 에너지를 전한다.

손 CP는 “반상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반장이다. 모임의 대표로서 주민들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했다. 배우로서 힘든 시기를 진하게 겪었던 선배였으면 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연기를 제일 잘한다는 대표성이 있는 배우여야 했다”며 “최근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봤는데 찰떡인 분을 만났다. 김선영이다”고 말했다.

이어 “선영씨가 예능을 안 하기로 유명하다. 무작정 찾아가서 진심 마케팅을 했다. ‘배우들의 애환을 다 담아드리고, 다른 예능과 다르다’라는 지키기 힘든 얘기를 하면서 설득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반상회’는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과 희로애락을 나누는 배우들의 삶을 조명한다. 본업인 연기에 몰두한 모습부터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일상적인 모습, 또 다른 연기 변신과 자기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선영은 “이전에는 연기하면서 예능을 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작품을 워낙 동시에 하다 보니까 만날 기회가 없었다. 처음으로 만났는데, 영화나 드라마의 감독, PD, 작가님들과 다른 포인트가 있었다. 콘셉트와 관계없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래서 미팅 첫날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새로운 인연과 기회는 언제나 내 기대나 생각과 달리 내가 상상할 수 없는 뭔가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반장 김선영을 비롯해 조한철과 차청화, 김지석, 장도연이 출연한다. 김지석과 장도연은 다양한 예능에 참여한 경험이 있지만, 앞선 세 사람은 예능과 접점이 적다.

조한철은 “지금도 하루에 열두 번씩 후회와 칭찬을 반복한다. 주변에서 예능을 좋아하고 저도 코미디를 즐겨 보는데 제가 막상 한다고 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예능은 접고 있었다. 할 기회도 안 만들었는데, ‘배우반상회’라는 제목이 호기심이 들었다”며 “그리고 평소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그 덕에 마음이 갔다”고 설명했다.

차청화는 “이 프로그램 제작진이 처음 뵌 분들인데 어디서 만났나 싶을 정도로 친근하다. 선배님들과 촬영현장에서 대화해도 평소 연기를 어떻게 준비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일상을 보여준다고 하니까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장도연과 김지석은 풍부한 예능감을 바탕으로 현장을 부드럽게 이끈다. 진행력을 인정받은 장도연 옆에서 김지석도 선배 배우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수습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지석은 “특별하게 다른 배우의 일상을 관찰하면서 다른 접점을 확인한다는 게 큰 장점 같다. 소중하면서 귀한 기회가 될 것 같다”면서 “현장에서는 장도연씨와 수습을 맡고 있다. 선배님들이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정리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배우반상회’에는 배우 다니엘헤니와 신예 유인수, 노상현이 출연을 예고했으며, 신성록과 강기영 등 좋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정종욱 PD는 “향후 나오게 될 분들 역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다. 또 배우 직업이 되는 데 루트가 다양하다. 공채가 없다. 루트의 다양성을 고민해서 섭외할 예정”이라고 했다.

손창우 CP는 “홍콩 쪽으로 알아보고 있다. 주윤발과 유덕화 배우들과 접촉 중이다. 잘 안될 것 같아서 당당하게 말하긴 곤란하다. 메일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배우반상회’는 오는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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