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 기자] 종양이 얼굴 전체를 덮어버릴 정도로 커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신경섬유종 환자가 국내에서 새로운 삶을 선물 받았다.

고려대의료원은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환자 라소아안드라사나 바우술루(30)에 대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4일 밝혔다. 또한 환자의 수술비를 포함한 병원비 전액을 모두 무료로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대륙 남동쪽에 위치한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는 의료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바우술루가 앓고 있는 거대 신경섬유종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이상을 동반하는 신경 피부 증후군의 일종으로 유전자 변이로 세포분열 억제 기능이 저하돼 종양이 쉽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바우술루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오른쪽 눈과 얼굴을 모두 덮어버릴 만큼 종양이 커지고, 시력에도 제한이 생길 만큼 심각한 상태였다. 바우술루가 한국에서 무료 수술을 받게 된 데는 마다가스카르 현지에서 의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이재훈 선교사의 도움이 컸다.

고대의대(51회) 출신인 이재훈 선교사가 바우술루를 발견해 모교인 고려대에 도움을 요청했고, 국제 NGO인 지아이씨와의 협력을 통해 지난달 17일 국내 입국이 이뤄졌다. 이후 안암병원 성형외과 정재호 교수와 이비인후과 정광윤 교수, 안산병원 안과 이화 교수의 다학제 협진을 통해 바우술루에 대한 세 차례의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 후 환자는 안면신경 대부분이 재건됐으며, 얼굴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특히 종양이 완전히 가리고 있던 우측 눈의 시력도 회복됐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안암병원 성형외과 정재호 교수는 “신경섬유종이 워낙 거대해 출혈 위험이 큰 어려운 수술이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바우술루가 사랑하는 자녀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찾아 건강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우술루는 “정재호 교수님과 고려대병원 모든 의료진께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수술이 너무나 잘 되어서 기쁘고 새로운 내 얼굴에 만족한다. 보살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승범 원장은 “안면 질환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으로 아이와 외출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는 바우술루님께 새로운 삶을 선물 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의대 100주년이 되는 2028년까지 개발도상국 환자 100명의 치료를 지원하는 ‘플러스100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병원 문화를 선도하는 포용적 의료기관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은 의대 100주년을 맞는 2028년까지 개발도상국 환자 100명을 치료하고, 의료진 100명의 연수를 지원하는 ‘플러스100 캠페인’ 프로젝트를 전격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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