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천=김동영 기자] “메달 따고 프러포즈할래요.”

당차다. 톡톡 튀는 매력이 일품이다. 휠체어 배드민턴 국가대표 권현아(34·한국장애인고용공단)가 파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자신의 ‘사랑’도 걸렸다. ‘피겨여왕’ 김연아(34)와 인연도 있었다.

권현아는 25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남자친구 따라서 휠체어 럭비로 시작했다. 이후 배드민턴으로 전향했다. 남자친구와 8년째 만나고 있다. 패럴림픽 메달 따고 프로포즈 하겠다”며 웃었다.

휠체어 배드민턴 ‘간판’이다. 세계랭킹에서 단식 5위, 복식 3위에 자리하고 있다. 2024 파리 패럴림픽 메달 후보다.

후천적 장애다. 1996년 낙상으로 척추 손상을 입었다. 유치원생 때다. 휠체어 생활을 시작했다. 위축됐다. 체육 시간에 운동장에도 나가지 않았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권유했지만, 부담스러워 나가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국가대표 운동선수가 됐다. 권현아는 “나도 내가 이렇게 될지 몰랐다. 신기하다. 럭비로 시작해 배드민턴으로 왔는데, 가볍게 재능이 있는지 보려고 시작했다. 실력이 느는 것이 보였다. 너무 재미있더라”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그래서 계속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신인선수사업을 통해 시작하게 됐다. 2018년이다. 지도자분들이 잘 지도해주신 덕분이다. 럭비를 했던 것이 도움이 된다. 휠체어를 미는 힘이 좋다”고 설명했다.

남자친구 자랑도 했다. 휠체어 탁구 선수 최원근과 교제 중이다. 권현아는 “남자친구가 휠체어 영업사원이었다. A/S 해주다가 눈이 맞았다”며 “워낙 운동을 좋아한다. 또 잘한다. 배드민턴도 많이 알려줬다. 운동 센스가 좋다”며 웃었다.

이어 “시흥에 살고 있다. 오라고 하면 바로 온다. 꽉 잡고 있다”며 깔깔 웃은 후 “결혼도 올해 할 생각이다. 날을 정하지는 않았다. 메달 못 따면 안 받아줄지도 모르겠다”고 재차 웃음을 보였다.

마냥 가볍지는 않았다. 국가대표 선수답게 진중함도 보였다. “성공 모델이 되고 싶다. 내 등급에 후배 선수들이 많이 없다. 선수들이 많이 도전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겪은 시행착오가 있다. 후배들은 안 겪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운동을 꺼리는 장애인들이 아직 많다.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외부 활동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도 후회가 된다. 운동을 하면서 건강해졌다. 스트레스 해소도 된다. 장점이 너무 많다. 생활 반경도 넓어지고, 할 수 있는 것도 많다. 그렇게 파리까지 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도중 의외의 인연도 확인했다. 권현아는 군포 수리고 출신이다. 김연아가 나온 학교다. 심지어 둘은 1990년생 동갑이다.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권현아는 “김연아는 얼굴도 작고, 비율도 좋다. 한창 스포트라이트 받을 때다. 기자분들 취재도 많이 오셨다. 적극적인 친구들은 사진도 같이 찍고 그러더라.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내가 운동을 하니 새삼 알게됐다. 연예인처럼 봤는데, 정말 대단한 여성 스포츠인이더라. 아마 내가 누군지 잘 모를 것 같다. 언젠가 한번 만나고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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