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얼마나 힘들겠어요.”

KIA가 2024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출발 직전 일이 터졌다. 감독이 사라졌다. 배임수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투수’ 양현종(36)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주변부터 챙겼다. ‘품격’이다.

양현종은 “깜짝 놀랐다. 이런 일도 있나 싶더라. 코치님들이 얼마나 힘드시겠나. 말이 좀 그렇지만, 그나마 선수들은 하루의 시간이라도 더 있었다. 코치님들은 바로 나가셔야 했다. 진갑용 수석코치님 우시는 거 보고 진짜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나)성범이도 새로 주장을 맡았는데 이렇게 됐다. 캠프 앞두고 주장으로서 준비 많이 했다. 생각도 많은 것 같더라. 성범이도 힘들 것이다”고 덧붙였다.

KIA 선수단은 2024 스프링캠프를 위해 지난 30일 호주로 떠났다. 하루 앞선 29일에는 진갑용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작 감독이 없었다. KIA가 28일 김종국 감독의 직무를 정지했다. 29일에는 계약 해지. ‘전 감독’이 됐다. 시즌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사령탑이 없다.

코치와 선수 모두 ‘죄인’이 됐다. 진 수석은 인터뷰 도중 눈물까지 흘렸다. “더 생각하고 행동하자”고 당부했다. 선수들도 공항 출국장에 들어오면서 고개를 숙였다. 표정도 잔뜩 굳었다.

심재학 단장이 바빴다. 30일 급하게 광주로 내려가 선수단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사과했다. “수습은 위에서 한다. 선수들은 훈련에만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캡틴’ 나성범도 “스프링캠프는 시즌 시작 아닌가. 웃으면서 시작하면 좋을 텐데 이렇게 됐다. 어두울 수밖에 없다. 동요하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신경 쓰지 말고, 준비한 대로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양현종도 선수들과 함께 출국했다. 다른 사람 걱정부터 했다. 동시에 선참으로서 후배들 잘 이끌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금 KIA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양현종은 “캠프를 잘 치러야 한다. 선수들 각자 목표와 각오를 다시 생각했으면 한다. 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도 그렇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치님과 어린 선수들 중간에서 내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코치님-선수들과 잘 상의해서 기분 좋게 캠프 마무리하고 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보였다.

지난해 6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가을야구 실패. 턱밑에서 떨어졌다. 2024년 다시 달린다. 우승 후보로 꼽힌다. 캠프 직전 악재가 터졌다. 그래도 양현종을 비롯한 선참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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