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이젠 아시아 무대에서도 더 세밀해지고 정밀해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대회다.

2022 카타르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최근 카타르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도 경기 추가시간이 대폭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실제 경기 시간(APT·Actual Playing Time)을 늘리려는 세계 축구 흐름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APT 추가는 축구의 트렌드다. 비디오 판독(VAR), 세리머니, 선수 교체, 부상 등 공이 멈춘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 축구 그 자체를 더욱 즐기자는 취지다.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의 A조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후반 추가시간만 무려 16분에 달했다. 전,후반 통틀어 21분의 추가시간이 부여됐다. 연장 전반보다 긴 시간.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51경기를 치렀는데, 평균 추가시간이 12.9분이었다. 추가시간이 10분 아래로 떨어진 건 4차례에 불과했다.

자연스럽게 극장골이 많이 터졌다.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침착하고 세밀한 플레이가 필요한 이유다.

축구를 바라보는 관중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했다. 자연스럽게 중동 축구의 이정표와 같은 ‘침대 축구’는 이전보다 줄었다. ‘침대 축구’는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가는 팀의 선수가 고의적으로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행위를 의미한다. 특히 중동 팀 사이에서 많이 나온 풍경이었는데, APT 바람이 불면서 이전만큼 시행하지 않았다.

또 이번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반자동 오프사이드’(SAOT)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 역시 카타르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경기장에 설치된 12개 특수 카메라가 공과 선수의 팔다리 등 신체 위치를 파악해 오프사이드 여부를 가린다. 오프사이드일 경우 곧바로 VAR 심판실에 전달된다. 최종 결정은 주심이 내린다. 오심을 줄이기 위해서 마련됐는데, 더 확실하고 정확한 공격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아시아 축구는 평준화를 이뤘다. 축구대표팀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의 개인 능력으로 아시안컵을 제패하지 못한 이유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더는 아시아 무대에서 기술과 피지컬로만 정상에 오를 수 없다. 세계 축구 흐름에 맞는 디테일한 전술, 전략이 입혀져야 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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