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스코츠데일=윤세호 기자] 지금 당장 시즌에 들어가도 문제가 없는 구위였다. 최고 구속 145㎞를 기록했는데 평균 구속 또한 143㎞였다. 안정된 밸런스로 가볍게 140㎞ 이상을 찍었고 장기인 체인지업과 커브는 역시나 절묘하게 움직였다. 배만큼 배꼽이 큰 FA 계약을 맺은 LG 임찬규(32)가 커리어하이 시즌 새로고침에 들어갔다.

임찬규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 스쿨 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 선발 등판해 주전 라인업을 상대했다. 1회에는 박해민, 홍창기, 김현수와 마주했고 2회에는 오스틴 딘, 오지환, 박동원과 상대했다. 그리고 여섯 타자를 내리 돌려세우는 2이닝 퍼펙트 피칭을 했다. 특히 1회에는 세 타자 연속 삼진이었다. 19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중 18개 스트라이크. 4탈삼진 무실점. 올해 첫 실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한 임찬규다.

경기 후 임찬규는 “사실 이전에 불펜 피칭이나 라이브 피칭을 할 때는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걱정도 있었는데 그래도 급하지는 않았다. 김용일 코치님이랑 투수 코치님들과 얘기하면서 잘 준비했고 오늘 실전을 치르니 긴장도 조금 되면서 결과가 잘 나왔다”고 이날 투구를 돌아봤다.

첫 실전부터 최고 구속 145㎞를 기록한 것을 두고는 “아마 프로 14년 캠프 역사상 최고 구속이 아닐까 싶다. 신인 때를 제외하면 컨디션이 역대 캠프 중 최고인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통증이 없고 아픈 부위도 없다. 그래서 지금보다 페이스를 더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실투도 조금 나왔는데 완벽하게 만들어서 시즌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투구 내용 외에도 반가운 요소가 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과 피치 클락이다. ABS에서는 커브와 같은 종으로 크게 떨어지는 공을 던지는 투수가 유리하다. 이전까지 볼판정을 받았던 스트라이크존 하단을 지나가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다. 피치 클락은 투구 템포가 빠른 투수가 절대적으로 적응하기 쉽다.

임찬규는 커브가 주무기이며 투구 템포 또한 빠르다. 이날 주심은 ABS를 염두에 둔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했다. LG 구단은 야구장에 피치 클락도 설치해 가동했다.

굵직한 두 가지 새로운 규정을 체험한 임찬규는 “심판분께서 ABS를 고려한 스트라이크 판정을 해주신다고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커브를 많이 준비하고 있는데 오스틴에게 던진 커브의 경우 ABS가 아니었다면 볼이 됐을 것이다. 앞으로 시범경기도 하니까 계속 적응하면서 이에 맞춰서 준비하겠다”며 “피치 클락은 좀 빨리 던진다는 느낌으로 적응해봤다. 그런데 10초 이상이 남더라. 거의 6초 만에 던지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더 호흡하면서 여유 있게 던져도 될 것 같다”고 돌아봤다.

컨디션이 좋고 규정 변화도 플러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4년 보장액 26억원·인센티브 24억원으로 배만큼 배꼽이 큰 FA 계약을 맺었는데 2024시즌 청신호를 쏘고 있다. 지난해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 커리어 하이 시즌을 경신하려는 임찬규다.

임찬규는 “딱 실전에 맞춰서 컨디션이 잘 올라온 느낌이다. 앞으로 시범경기를 치르는데 시범경기에서도 잘 준비하겠다”며 “작년에 감독님께서 피치 디자인을 새롭게 해주시고 좋은 성적이 나왔다. 지금도 잘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뿐이 아니라 우리 투수들 모두 잘 올라오고 있고 공도 좋다. 애리조나에서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 한국에 돌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준비 잘해서 올해도 우승할 수 있게 투수진의 주춧돌 역할을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