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윤세호 기자] “미국에서도 몇몇 팬들은 그렇게 외쳤다.”

강한 첫인상을 남겼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박병호, 황재균, 배정대와 같은 수준급 우타자들. 그리고 우타석에 들어선 스위치히터 멜 로하스 주니어를 압도했다.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속구와 컷패스트볼을 앞세워 막강한 구위를 증명했다. LG 새로운 에이스 디트릭 엔스(33)가 한국에서 첫 경기 소감. 그리고 ABS, 피치클락, 류현진과 개막전 선발 투수 대결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엔스는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시범경기에서 64개의 공을 던지며 4이닝 4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 했다. 탈삼진 숫자에서 드러나듯 우타자 상대로 막강한 구위를 뽐냈다. 적은 볼넷은 물론 빠른 템포에 공격적인 투구로 경기를 운영했다. 4회말 강백호에게 투런포를 맞은 것 외에는 완벽했던 엔스의 한국 무대 첫 등판이었다. LG는 5-2로 승리, 엔스도 승리 투수가 되면서 시범경기 기간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다음은 경기 후 엔스와 취재진 일문일답.

-오늘 처음으로 한국에서 경기를 치렀다.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은?

전반적으로 좋았다. 기분 좋게 신나는 기분으로 공을 던졌다. KBO리그 한국 팬 앞에서 처음 던지는 경기인데 팬들 응원에 신나게 던질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투구였고 몇 가지 구종을 조금 더 가다듬고 더 집중하면 더 괜찮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타자 상대 속구와 컷패스트볼이 위력적으로 보였다. 스스로 느끼기에는 어땠나?

일단 타자들에 맞서 공격적인 투구를 하고 싶었다.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고 싶었는데 전반적으로 그 부분이 잘 됐다. 우타자 상대 몸쪽 공략도 계획한 대로 된 것 같다. 오늘은 타자들이 내 공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것에 중점을 뒀는데 만족스럽다. 속구와 컷패스트볼 조합이 원하는 모습으로 나왔다.

-염경엽 감독이 강조했고 캠프 기간에도 많이 던진 체인지업은 오늘 어땠나?(엔스는 이날 체인지업을 10개 던졌다.)

좋은 체인지업도 있었고 좋지 않은 체인지업도 있었다. 내가 의미를 두고 싶은 부분은 비시즌과 캠프에서 체인지업을 꾸준히 던지며 연마하며 훈련한 점. 그리고 그 공을 실전에서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계속 체인지업을 연마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에서 나올 때 최대한 속구와 동일하게 보이는 것이다.

-올해 KBO리그가 처음으로 ABS를 도입했다. ABS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엔스 선수가 느낀 오늘 ABS는 어땠나?

우선 투수와 타자 모두 앞으로 배움의 시간이 될 것 같다. 일단 캠프 기간에 KBO에서 ABS 설명회를 열었다. 그 설명회를 들으면서 대략 어떤 느낌이 들지 알 수 있었다. 어디에 던지면 스트라이크를 받을지 어떻게 내 구종이 판정될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를 통해 이를 체험했다. 앞으로도 알아가는 과정에 충실하겠다.

-피치클락도 아직 시범 적용이지만 처음 적용된다. 엔스 선수는 투구 템포가 빠르고 좋아서 피치클락과는 무관해 보였는데 그래도 피치클락은 어땠나?

마이너리그에서 피치클락을 경험해봤다. 당시에도 템포에 신경을 썼는데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 템포가 좋았던 것 같다. 피치클락이 있어서 좋은 점은 내 템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좀 더 여유를 갖고 던지면 된다. 이런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피치클락이 괜찮은 것 같다. 계속 적응하는 데에 집중하겠다.

-오늘 계속 잘 던지다가 4회 강백호 선수에게 홈런을 맞았다. 당시 상황을 돌아보면?

강백호 선수가 좋은 타자인 것을 안다. 공격적인 타자인데 그런 타자를 상대로 실투를 던졌다. 강백호 선수에게는 이런 실투를 던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컷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앞으로는 더 정교하게 던져야 한다.

-처음 의도했던 컷패스트볼의 로케이션은 어디였나?

바깥쪽이었다. 기본적으로 강백호 선수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을 공략하려고 했다. 몸쪽을 던진 후 바깥쪽 컷패스트볼을 던지는 전략이었는데 실투를 범했다.

-3회 배정대와 승부에서 낮은 커브가 스트라이크 콜을 받았다. ABS로 이득을 봤다고 할 수 있을까?

ABS 도움을 받은 것도 같다. ABS 설명회를 들을 때 어느 지점부터 스트라이크 콜이 나는지 알았다. 커브 같은 구종이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오늘 이를 체험했다.

-개막전 선발로 낙점이 됐다. 한화 류현진과 맞붙는 데 이에 대한 소감은?

개막전 선발 등판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선수로서 최선을 다해 개막전에서 던질 것이다. 우리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류현진 선수와 선발 대결을 하는 것도 정말 영광이다. 류현진은 모두가 아는 훌륭한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굉장한 커리어도 쌓았다.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해 우리 팀이 이기도록 던지겠다.

-경기 후반에 팬들이 KT 투수가 던질 때 피치클락에 맞춰 시간을 외쳤다. 미국에서도 그런 경험이 있나?

미국에서도 몇몇 팬들은 그렇게 외쳤다. 당시에도 웃으면서 외치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사실 내가 마운드에 있을 때는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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