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올해 바닥을 찍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주가에 봄볕이 들기 시작했다. 국내 대표 엔터주 시가총액 규모가 21% 줄어들고, 에스엠·와이지엔터·JYP엔터의 주가는 신저가로 추락했다. 다만 증권가는 이미 바닥을 다졌으며, 3월부터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엔터주가 다시 반등기에 접어들 것이라 전망한다.
국내 엔터주는 전통적 비수기인 1분기를 맞아 연일 내림세를 보였다. 이에 더해 앨범 판매량 부진, 재계약 불발, 활동 불확실성, 열애 공개 등에 줄하향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 수요 감소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대중 음반 수출액은 3390만달러(약 453억원)로 전년 대비 34.0% 감소했다. 큰손인 중국의 공구(공동구매) 수량이 줄어들면서 앨범 수출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또 4분기, 1분기는 본격 활동보다는 콘서트가 늘어 상대적으로 앨범 판매가 부진한 시기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11일부터 대형 엔터주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증권가의 긍정적 평가와 ‘바닥론’에 힘이 실리며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에스엠, 카리나 열애 악재 끝?
실제 11일 코스닥 시장에서 국내 대형 엔터주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4대 엔터주 급등 중 특히 에스엠의 호재가 돋보인다. 에스엠은 지난달 27일 소속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의 열애를 인정했다. 이후 소폭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가 출렁였다.
열애설 공개 당일 에스엠 주가는 전일 대비 2800원 내린 7만7900원으로 마감했다. 장 중 한때 7만6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며, 전날 1조9232억원이던 SM엔터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68억원이 증발한 1조8564억원이 됐다.
그뿐만 아니다. 카리나 열애 공개 이후, 서울 SM 사옥 인근에는 ‘직접 사과하라. 그렇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시위 트럭’이 등장했다. 결국 카리나는 자필 편지를 통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마이(에스파 팬덤)들이 상처받은 부분 앞으로 잘 메워나가고 싶다”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에 BBC는 6일(현지시간) ‘K팝 스타 카리나, 연애 공개 후 사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분노한 팬들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비난하자 K팝 스타는 비굴한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하며 K팝 산업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해외 팬덤 규모 확대와 3월 활동 본격화, 콘서트 활동 횟수 증가 기대에 에스엠 주가는 지난 8일부터 반등을 보이며 11일 전일대비 2700원 상승한 7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하이브는 신인 걸그룹 ‘아일릿’ 데뷔와 BTS 뷔, 제이홉 컴백이 BTS 군백기로 인한 바닥을 들어 올렸다. 지난 4일 전일대비 6400원 내린 19만2700원에서 점점 소폭 반등을 보이던 하이브는 이내 지난 8일 전일대비 8700원 오늘 19만4600원 마감에 이어 11일 전일대비 8400원 상승한 20만3000원에 상승 마감했다.
또 와이지엔터는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비주얼 필름 공개와 건강 문제로 팀 활동 시작을 함께하지 못했던 멤버 아현이 재합류하면서 상승세가 돋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전일대비 500원 내린 3만9500원에서 8일 1000원 오른 4만500원 마감 이후 11일 3300원 상승한 4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
JYP엔터는 올여름 하계 올림픽 이전 주요 아티스트들의 컴백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JYP엔터 주가 또한 지난 8일 전일대비 1200원 상승한 6만7800원 마감 후, 11일 전일대비 3900원 오른 7만1700원에 마감했다.
◇ 다질 만큼 다졌다…이제 올라갈 일만?
대신증권은 11일 ‘다사다난했던 2월, 결국 봄은 온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며 최선호주로 하이브, 차선호주로 에스엠을 꼽았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터산업, 음반판매량 기대치 하회 및 모멘텀 부재 등이 엔터주의 부진한 배경이라고 지적하며, 3월부터 활동 횟수가 크게 증가하고 2분기 공연과 MD부문의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관측했다.
임 연구원은 “기존 음반 판매량 감소, 중국 공구 물량 감소가 주요한 원인으로 봤으나 최근 발매한 음반의 추이를 보면 중국 팬덤 비중과 관계없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4대 엔터사의 음반 활동 횟수는 지난 1월 3회, 2월 2회 등 저조했으나 3월 5회 및 4월 7회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며 “하이브, 아리아나 그란데의 정규7집 및 제이홉의 신규 음반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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