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 기자] 7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이정후가 최고 무대에서 대포를 쏘아 올렸다. 이에 화답하듯 키움 선수들도 대포쇼를 벌였다. 꼴찌 후보로 꼽힌 키움이 적극적인 승부를 앞세워 디펜딩 챔피언 LG를 꺾었다. 주말 3연전 1패후 2연승으로 올시즌 첫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키움은 지난달 31일 고척 LG전에서 8-4로 승리했다. 홈런 3개가 시원하게 터졌다. 1회 김혜성의 결승포로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7회 김휘집의 만루포, 송성문의 솔로포가 연달아 터졌다.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7이닝 무실점으로 전날 하영민에 이어 2연속경기 선발 무실점 피칭했다. 지난 26일 창원 NC전에서 3.1이닝 5실점(4자책)으로 흔들렸던 헤이수스는 이날 데뷔전 고전을 완벽히 만회했다.

캠프 기간 강조한 적극성이 빛났다. 경기 전 키움 홍원기 감독은 “투수에게 3구 이내 승부를 꾸준히 강조한다. 볼이 많아지고 상대가 볼넷으로 출루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며 “타자도 그렇다. 강한 투수가 나오면 이에 맞춰 강하게 승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챔피언을 상대로 선수들이 화답했다. 헤이수스와 배터리를 이룬 포수 김재현부터 그랬다. 무리하게 코너워크를 요구하지 않고 홈플레이트 가운데로 미트를 고정했다. 속구가 시속 150㎞가 넘는 왼손이라 스트라이크만 던져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NC전에서는 4사구가 5개였는데 이날은 단 하나도 없었다. 삼진 7개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헤이수스 다음 투수로 등판한 신인 전준표도 볼넷 없이 정면승부했다.

홈런도 화끈했다. 김혜성은 상대 선발 케이시 켈리의 2구 속구를 우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친 홈런과 비슷한 아치를 그렸다. 캠프부터 하체 이동에 신경 쓰며 타격폼을 수정했는데 그 결과가 이날 나왔다. 김혜성은 홈런 포함 3안타, 1볼넷으로 네 차례 출루했다. 철벽 같은 2루 수비는 명불허전이었다.

7회 홈런 두 방도 과정에 의미를 둘 수 있다. 김휘집은 만루에서 바뀐 투수 박명근에 맞서 초구 홈런을 터뜨렸다. 가장 극적인 장면을 초구 공략을 통해 만들었다. 이어 송성문이 박명근 초구에 솔로포. 올시즌 KBO리그 첫 연타석 홈런을 키움이 달성했다.

경기 후 김혜성은 “정후가 홈런 치는 모습을 생중계로 봤다. 정말 멋있었다. 고척에서 함께 뛰었던 (김)하성이 형도 있어서 정말 팬의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봤다”고 미소 지었다. 올시즌 후 김혜성은 이정후 처럼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태평양을 건너기에 앞서 자신과 팀 모두 성공적인 시즌을 만들기를 바란다.

김혜성은 “ 10위가 1위를 잡는 게 야구다. 외부에서 뭐라고 해도 신경 쓰지 말자고 했다. 144경기 모두 최선을 다하면 늘 그랬듯 예상과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중요한 시즌이기는 한데 해외 진출은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내가 동료들에게 말한 것처럼 나 또한 하루하루에만 충실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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