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우강훈 돼?’ 하니까 당연히 안 된다고 했죠. 그러다 다음날 ‘돼...가져가’라고 했죠.”

사령탑끼리 치열하게 카드를 나눴다. 처음 건넨 제안에는 고개를 흔들었는데 다음날 제안에 응한다는 연락이 왔다. LG 염경엽 감독이 롯데 김태형 감독과 직접 트레이드를 논의한 과정을 회상했다.

염 감독은 2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성사된 우강훈과 손호영의 트레이드에 대해 “정말 둘 다 잘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트레이드도 활성화된다. KBO리그에서 트레이드가 정말 어렵다”며 “이번에 우강훈도 잘하고 손호영도 잘하면 팀과 선수 모두 이득 아닌가. 이번 트레이드 결과가 잘 나와서 앞으로 트레이드가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염 감독은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따라 우강훈 계획을 수정했음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일주일 동안 우강훈을 두고 트윈스 라인을 하려 했다. 제구 잡는 훈련을 생각했는데 불펜피칭을 보고 코치들이 정말 좋다고 바로 쓰자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 엔트리에 넣었다”며 “일단은 편한 상황에서 나간다. 그래도 목표는 1, 2년 내로 필승조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우강훈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만큼 원했다. 지난해 10월5일 당시 롯데 소속으로 처음 프로 무대에 오른 우강훈을 상대하며 강한 인상을 받은 염 감독이다. 그는 “그때 거의 건드리지도 못했다. 완전히 당했다”고 웃으면서 “그래서 사실 절대 못 받을 것으로 봤다. 비시즌이었으면 이뤄질 수 없는 트레이드다. 그런데 이번에 됐다”고 밝혔다.

협상 과정에도 있었다. 염 감독은 “(김태형 감독에게) ‘우강훈 돼?’ 하니까 당연히 안 된다고 했다. 그러다 다음날 ‘돼...가져가’라고 했다”고 미소 지으며 “그만큼 올해는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쉬운 팀이 하나도 없다. 초반에 밀리면 정말 힘들어질 것이다. 김태형 감독도 첫해지만 시작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겠나. 내야수가 정말 필요했으니까 가능했던 트레이드”라고 돌아봤다.

더불어 손호영의 활약도 기원했다. 염 감독은 “호영이도 이제 잘할 때가 됐다. 둘도 없는 기회인데 꼭 잡아서 주전이 되기를 바란다”고 손호영이 롯데 주전 3루수로 올라서기를 바랐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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