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투구수 110개가 넘어가면 다음 등판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더할 나위 없는 투구였다. 최고 구속 시속 155㎞ 포심이 포수 미트를 꿰뚫는 것처럼 들어왔다. 여기에 낙폭 큰 커브와 결정구로 손색이 없는 체인지업이 조화를 이뤘다. 현재 국가대표팀 투수이자 미래 대표팀 에이스가 될 수 있는 두산 곽빈(25)의 지난 12일 잠실 LG전 모습이었다.

하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7회초 파워히터 박동원을 상대로 삼진을 잡은 뒤 2사 1, 2루에서 등판을 마쳤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당시 곽빈이 투구수 108개로 한계점에 왔다고 판단했다.

이 감독은 1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날 곽빈 교체와 관련해 “이미 100개 이상 던진 상황이었다. 박동원 선수를 상대하면서 모든 힘을 썼다고 판단했다. 다음 타자 문성주까지 갔다면 투구수 110개가 넘어갔을 것”이라며 “110개가 넘어가면 다음 등판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교체가 됐다. 곽빈 대신 마운드에 선 이병헌이 문성주에게 적시타를 맞아 1-1 동점이 됐다. 이병헌은 대타 구본혁에게도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구본혁의 적시타가 결승타가 되면서 1-2로 두산 패배. 승리 투수를 바라봤던 곽빈은 패전 투수가 됐다.

이 감독은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다. 전날 곽빈의 구위와 이병헌의 앞으로 기용 방향을 두고 “어제 본 곽빈은 지금까지 본 곽빈 중 최고였다. 구위가 정말 좋았다”면서 “병헌이도 구위가 굉장히 좋다. 어제 적시타도 수비 위치가 2루 쪽으로 좀 치우치면서 내줬다. 투구 내용 자체는 좋았다. 병헌이는 계속 중요한 상황에 올리면서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LG는 라인업에 좌타자 7명이 있다. 좌우놀이를 떠나서 좌타자가 좌투수 공에 강하게 풀스윙을 하기 힘든 것은 맞다. 병헌이를 계속 중용할 생각”이라며 이병헌을 향한 믿음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양석환(1루수)~박준영(유격수)~김대한(우익수)~조수행(좌익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이영하다.

이 감독은 올해 첫 선발 등판하는 이영하에 대해 “2군으로 내려가면서 선발로 준비하기로 했다. 선발 투수가 비는 날이라 오늘 날짜에 맞춰서 준비를 했다. 투구수는 던질 수 있을 만큼 던질 수 있다.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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