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이번에 진짜 맛있는 하이볼 나왔어. 오늘 그거 먹으러 가자. 근데 편의점에 팔아.”

평소 자주 술을 즐기는 20대 A씨는 친구에게 신상 술을 적극 추천하며 술집이 아닌 ‘편의점’에 들어갔다. 이제는 술집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술이 더 맛있다는 게 주당 A씨의 지론이다.

이처럼, 언제부터인가 입소문 난 술을 구매하려 편의점 앞에서 오픈런 하는 상황도 적잖이 보인다.

최근 국내 편의점 업계가 다양한 PB 주류 상품을 판매해 소비자 수요를 이끌고 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주 소비층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겨냥해 판매량을 올리는 중이다. 팬데믹 후 빠르게 변화 중인 주류시장 추세를 즉각 반영한 결과다.

20대 사용자가 대거 포진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출시한 지 일주일도 안 돼 40만캔이 판매된 CU PB주류 ‘생레몬 하이볼(500㎖, 4500원)’의 경우 인증사진과 후기 게시물이 1000여개가 넘는다.

생레몬 하이볼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시음 후기가 지속해 바이럴 되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CU의 커머스 앱 포켓CU에서도 폭발적인 재고 조회가 이루어지며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 있다.

생레몬 하이볼은 CU가 지난 1년 동안 부루구루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생과일 하이볼로 일반 캔 상품과 달리 통조림처럼 뚜껑 전체가 개봉되는 풀 오픈탭을 적용해 캔을 따는 순간 풍성한 탄산과 함께 실제 레몬 슬라이스가 떠오르는 이색 상품이다.

하이볼 열풍에 착안해 출시된 생레몬 하이볼은 지난달 23일 출시되어 소주와 수입 맥주 1위 제품들의 매출을 모두 뛰어넘으며 흥행 중이다. 참이슬(소주 1위), 아사히(수입맥주 1위) 매출을 넘어서며 카스에 이어 전체 상품 매출 2위에 등극했다.

현재 생레몬 하이볼 판매량은 출시(4/23)이후 이달(5/12)까지 누적 판매량 약 63.3만캔이다. 하이볼이 포함된 ‘기타 주류’ 카테고리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7%였으나 생레몬 하이볼 출시 이후 8.4%로 급증하며 와인(2.0%), 양주(3.0%), 막걸리(7.5%)까지 모두 제치며 편의점 주류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GS25의 주류 판매 호조도 눈에 띈다. GS25 주류 매출은 21년 57.4%, 22년 21.8%, 23년 11.3%로 매년 신장 추세다. GS25가 올해 차별화 주류 확장 취지로, 추진 중인 ‘힙걸리 프로젝트’로 출시된 막걸리도 인기다. 실제 GS25의 올해 1월~4월 막걸리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가량 크게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본격 맥주 시즌을 맞아 이색 차별화 맥주로 웅진식품의 ‘하늘보리’ 차음료를 협업한 수제맥주 ‘하늘보리맥주(500ml)’를 출시해 눈길을 끈다.

이 같은 기조는 팬데믹 당시 유행했던 홈술·혼술 트렌드가 매출률을 끌어올리면서, 엔데믹 전환에도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폭음 문화보다는 적당히 음용하면서 즐기는 음주 문화가 자리 잡는 추세로, 편의점 업계도 이를 즐기는 MZ소비자를 타깃으로 지속 출시 중이다.

편의점 PB주류 시장은 상품을 내놓고, 판매 제품 종류를 늘려나가며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주류업계 전문가는 “최근 편의점 업계는 최신 주류 트렌드를 발빠르게 반영하며 차별화 상품들을 적극 출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주류 취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콘셉트를 연이어 개발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내다봤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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