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올림픽 생각하면 아프고 착잡, 다시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의 새 수장으로 선임된 황선홍 감독은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 실패 2개월 만에 현장 지도자로 복귀한 것에 이렇게 말했다.

황 감독은 5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고향의 팀으로 돌아오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다시 한번 선택을 해준 구단 관계자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의) 첫 경기부터 계속 다 지켜봤고 근래 경기도 관찰했다. 기술적인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반드시 꼭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심리적으로 쫓기다 보니 불리한 결정이나 선택을 하더라”며 “일차적으로 강등권을 빨리 벗어나고 안정적으로 팀이 돌아가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야 것 같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대전이 기업구단으로 전환한 2019년 말 초대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구단 수뇌부와 갈등, 성적 부진으로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2020년 9월 중도 하차했다. 그해 팀은 1부 승격에도 실패했다.

대전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지만, 황 감독은 U-23 축구대표팀을 맡아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이끌며 재기했다. 3월에는 A대표팀을 맡아 위기를 수습해 호평받았는데,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해 8강에서 탈락해 한국 축구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 달성에 실패했다.

사실상 지도자 경력이 끝날 상황에 이민성 감독과 이별한 대전이 손을 내밀었다. 황 감독은 “초대 감독으로 상당히 아쉬웠던 게 많았고, 항상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함께 하고 싶었던 팀”이라고 했다.

다만 올림픽 실패 이후 대전 부임 과정을 두고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당시)귀국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성원해 주신 팬, 올림픽을 경험하지 못하는 선수에게 굉장히 미안하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쓰리고 아프고 굉장히 착잡한데 쓰러져 있을 것이냐 다시 일어날 것이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했다. 자신을 믿고 다시 도전하는 게 중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대전의 철학을 얘기하면 위닝 멘탈리티를 기본으로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 부연 설명을 드리면 감독을 처음 시작했을 때 한국 축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되는지 고민했다. 투박하고 확실하지 않아도 조금 더 직선적이고 공간을 활용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또 “잘될 때도, 안될 때도 있지만 대표팀을 경험하고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이제 정확성을 기하지 않으면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유는 날씨 환경, 그라운드 컨디션 등이 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대전의 철학은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로 가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팀을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아시안게임 때부터도 마찬가지지만 감독으로 항상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일한다. 후회가 남지 않게 해야 하고, 이것이 대전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성공신화를 쓸 수 있다고 확신한다.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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