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대체 외국인 선수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에 없던’ 시장이다. SSG 시라카와 케이쇼(23)가 ‘성공작’이 되고 있다. 한화 라이언 와이스(28)까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판이 더 커질 수 있다.

시라카와는 로에니스 엘리아스 대체 선수로 SSG에 왔다. 세 경기 나섰다. 2승1패, 평균자책점 6.35다. 극과 극 피칭을 했다. 첫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했다. 출발이 좋았다. 두 번째 등판에서 1.1이닝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세 번째는 다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들인 돈은 ‘고작’이라 해도 될 정도다. 180만엔에 데려왔다. 약 1576만원이다. 벌써 2승이다. ‘본전 뽑았다’는 말이 나온다. 호투 행진을 펼친다면 대체가 아닌 교체 선수로 남은 시즌을 소화할 여지도 있다.

두 번째 케이스도 나왔다. 한화가 팔꿈치 부상을 당한 리카르도 산체스의 대체 선수로 와이스를 영입했다. 미국 독립리그 출신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 대만 리그 경험도 있다.

193㎝ 장신이다. 오른손 정통파. 시속 150㎞ 강속구를 뿌린다. 싱커-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까지 갖췄다. 메이저리그(ML)에서도 뎁스 강화를 위해 탐을 낸 자원. 기대감 품기 충분하다.

손혁 단장과 한화는 애초 ‘교체용’과 ‘대체용’으로 리스트를 따로 꾸렸다. 와이스는 후자에 속했다. 산체스를 완전히 대신할 선수로 보지는 않고 있다. 손 단장은 “산체스는 큰 부상이 아니다. 팔꿈치 염증이다. 주사 치료 받고, 재활하면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와이스가 호투 행진을 선보인다면 또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대체 선수지만, 대체 선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물론 산체스를 잊게 할 정도로 잘 던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그러면 ‘행복한 고민’ 시작이다.

지금까지 해외 독립리그는 뒷순위였다. 독립리그 선수는 빅리그나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는 선수와 비교하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비중이 크기에 조금이라도 좋은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상황이 변했다. 이제 대체 선수까지 봐야 한다. ‘잭팟’이 터지면 최상이지만, 최소한 ‘버티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그사이 다른 외국인 선수를 또 찾으면 된다.

SSG가 시라카와 영입을 통해 일본 시장을 열었다. SSG만 주시한 것도 아니다. 한화는 일본과 함께 미국 독립리그도 주시했다. 이쪽까지 터지면 더 많은 구단이 분주해질 전망이다.

얼마나 많은 풀을 확보하고, 꾸준히 접촉하느냐에 달렸다. 구단으로서는 업무량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성적을 위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공을 들여야 결과물도 나온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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