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 기자] 쏙 빠진 살과 검게 타버린 피부는 장재영의 지난 한달을 말해줬다. 이제는 ‘타자’ 장재영(22·키움)이 생존을 위해 또다시 달린다.

연일 화제다. 시속 155㎞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을 한 외야수 장재영을 향한 미디어의 관심이 뜨겁다.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롯데-키움전을 앞두고도 그랬다.

이미 전날인 20일 한화전에 타자로 첫 1군 등록된 뒤 9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해 2타수 1안타 2볼넷 1삼진을 기록한 그다. 프로무대 첫 안타는 2루타로 장식했다. 그리고 볼넷 2개까지 골라내며 3출루 경기를 했다.

그러자 다음날인 21일 방송과 신문을 막론하고 취재진이 몰려 장재영을 취재했다. 앞서 키움 홍원기 감독의 경기 전 브리핑 시간도 장재영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홍 감독은 “안타보단 볼넷이 인상적이었다”라며 “수비도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긍정적인 부분만 봤다”고 호평했다. 향후 타자 장재영의 출장 빈도에 대해선 “본인 하기 나름이다. 그래도 아직 주간/야간 경기에 적응해야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선발 기회가 주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지션은 미정이다. 현재 장재영은 주전 중견수 이주형의 다리 부상으로 인해 이주형을 대신해 중견수로 출장하고 있다. 홍 감독은 “아직 장재영의 타구 처리 능력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포지션을 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내야수로서 테스트는 “먼 미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우타자’라는 이점도 있다. 홍 감독은 “(이주형 도슨 이용규 변상권 등) 좌타자 일색의 외야진에 우타자 장재영이 좋은 옵션이 될 듯 하다”고 말했다.

21일 취재진과 만난 장재영은 “아직은 모두가 ‘투수가 야수 뛰러 나가는 것 같다’고 하신다. 나 역시도 아직 어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비를 나갔을 때도 쉬운 타구인데 아직은 내게 어렵더라. 야간 경기도 빨리 적응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장재영은 권도영 수비코치와 함께 따로 외야 수비 훈련을 가졌다. 땀을 한바가지 쏟아내며 열심이었다.

장재영은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했다. 마지막 도전이라 후회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부지런히 움직이려 한다. 조금 힘들어도 많이 움직이고 많이 치겠다”고 다짐했다.

목표는 소박하다. 장재영은 “1군에 계속 붙어있으면서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래서 내년 시즌엔 개막 엔트리에 들고 싶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한 경기 가지가 많은 것을 논하기엔 무리가 있다. 우리가 이 선수가 어떻게 적응해 나가는지 시간을 갖고 천천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모두가 지켜보는 ‘타자’ 장재영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그러나 조급함은 금지다. 모두가 특급 유망주의 타자 전향을 조심히 그리고 꾸준히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차례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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