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합천=박준범 기자] 포항여전고 미드필더 배윤경(18)은 언니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배윤경은 23일 경남 합천군 황강군민체육공원에서 열린 ‘2024 스포츠명품도시 웰니스 합천에서 펼쳐지는 제32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고등부 충북예성여고와 8강전에서 미드필더로 출전해 팀의 2-1 승리에 발판을 놨다.

포항여전고는 이번 대회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8골을 넣으면서 한 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4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광양여고와 만난다. 배윤경은 “부담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사실 이번 대회는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다 같이 열심히 하고 있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배윤경은 포항여전고의 야전 사령관이다. 2~3선을 오가며 활동량은 물론 몸을 사리지 않으며 살림꾼 구실을 해내고 있다. 프리킥과 코너킥도 전담할 뿐 아니라 팀의 10번이자 주장이기도 하다. 그만큼 팀 내에서 그의 역할이 크다.

배윤경은 “주장은 처음이라 조금 부담스럽기도 한데…”라면서도 “그래도 내 자리에서 최대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선호하고 내 장점은 오픈 킥이나 넓은 시야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을 어필했다.

배윤경의 친언니도 축구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배윤경보다 2살 많은 배예빈(20·위덕대)이 그 주인공. 배예빈 역시 포항여전고를 졸업했다. 그는 지난 2022년 11월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발탁됐고,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도 다녀왔다. 그런 만큼 언니의 존재가 배윤경에게는 동기부여도 될 법하다.

배윤경은 롤모델을 묻는 말에 “좋아하는 선수는 없는데, 언니 보고 (플레이) 하려고 한다”라고 씩 웃었다. 그러면서 “언니를 보며 내가 언니보다 더 좋은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포항여전고는 대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배예빈이 속한 위덕대 역시 대학부 우승 후보 중 하나다. 위덕대도 4강 무대에 올랐다. 두 팀의 결과에 따라 자매의 동시 우승도 가능한 상황. 배윤경은 “(대회 중에) 가끔 만날 때만 이야기한다. 자기 자리에서 서로 즐기자고 했다. 언니도 팀에서 잘하고 있다. 팀에서 서로 열심히 한다면 같이 (우승)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