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한국 펜싱이 2024 파리올림픽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펜싱 대표팀은 지난 22일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에서 개막한 2024 쿠웨이트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대회 개인전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다르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남자 사브르 간판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의 금메달 소식이다. 오상욱은 지난 22일 중국의 선천펑과의 결승전에서 15-9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오상욱은 지난 2019년 일본 대회 이후 5년 만에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에 섰다.

오상욱은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멤버로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2관왕에 오른 ‘에이스’다. 하지만 올해 초 손목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8강 탈락했다.

그래서 중요했던 게 아시아선수권대회였다. 올림픽 전 치르는 마지막 공식 대회로 현재 오상욱의 컨디션과 기량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모의고사였다. 기대감을 갖고 출격한 오상욱은 금메달을 따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오상욱을 앞세운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5일 이란과의 단체전 결승에서 45-26 승리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사브르는 파리 대회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오상욱과 베테랑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그리고 ‘뉴페이스’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이 합류해 ‘뉴 어펜저스’를 구성했다. 팀을 끌고 가야 하는 오상욱의 컨디션 회복은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냈다.

오상욱이 시상대 맨 위에 선 다음 날 또 낭보가 이어졌다. 여자 플뢰레의 홍세나(26·안산시청)가 일본의 기쿠치 코마키를 15-12로 잡고 금메달을 따냈다.

홍세나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본인 커리어 최고 성적이었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절정의 기량, 컨디션으로 최고 성적을 냈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 플뢰레 금메달은 2019년 전희숙 현 서울시청 감독 이후 5년 만에 나왔다.

사실 여자 플뢰레는 남녀 사브르, 여자 에페 등과 비교하면 기대를 덜 받는 종목이다. 하지만 홍세나의 아시아 정복을 통해 파리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두고 또 다른 희망을 발견했다.

홍세나는 대한펜싱협회를 통해 “항상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울리는 걸 상상해왔는데, 실제가 되니 너무 기쁘다. 상상보다 더 큰 감동이 밀려와서 울컥했다”라며 “이 기세를 몰아서 대한민국 여자 플뢰레를 앞으로 메달권에서 계속 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메달 소식은 더 있다. 여자 사브르에서 윤지수가 은메달, 전하영(이상 서울시청)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에페에서는 송세라(부산광역시청), 강영미(광주광역시서구청)도 동메달을 따냈다.

개인전에서 메달이 쏟아진 가운데 여자 에페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개인전에서의 성과가 고스란히 단체전으로도 이어졌다. 파리올림픽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하는 흐름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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