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처음이라 맨발은 좀 아픈데 건강해지는 느낌이네요.”

인천에서 온 걷기 모임 회원인 참가자 A씨(64·무직)는 정년퇴임 후 맨발걷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A씨와 함께 참가한 60대 회원들은 “이제 좀 건강해지려고 하니까 끝난 것 같아서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29일, 초여름의 맑은 하늘 아래 1000명의 참가자들이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모였다. 그동안 우리의 발을 감싸고 있던 신발과 양말을 벗고 싱그러운 서울숲의 흙길을 걷는 건강한 체험 한마당이 펼쳐졌다. 스포츠서울과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서울시맨발도시추진위원회, 두발로유랑이 공동 주최하고 서울시, 서울시의회, 국민체육진흥공단, KB국민카드가 후원한 ‘제1회 서울 K-맨발걷기 페스티벌’이다.

국민건강 및 행복 증진 프로젝트로 추진된 맨발걷기 페스티벌은 천천히 흙길을 걸으며 자연을 느끼는 도심 체험형 행사로 치러졌다. ‘웰빙’, ‘슬로 라이프’ 등이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남녀노소 건강한 삶을 원하는 이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신발주머니, 주먹밥, 생수 등이 제공됐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김용호 서울시의원, 유만희 서울시의원 등의 축사가 이어진 후 참가자들은 무대 앞에서 준비운동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몸을 푼 후 안내에 따라 20개 조로 나누어 서울숲을 한 바퀴 걸었다.

벤치에 앉아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나서자, 딱딱하고 차가운 땅의 촉감이 전해졌다. 울퉁불퉁한 모래와 자갈이 발바닥을 수시로 괴롭혔지만 순간의 고통일 뿐이었다. 발바닥이 시원한 느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맨발걷기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땅과의 피부 접촉을 통해 만성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밖에도 발 근육을 강화하고 발바닥 모세혈관의 혈류 증가에 도움을 준다. 박성호 한의원장은 “서울 시민들이 언제든 걸을 수 있는 맨발걷기 길이 서울시에 더 많이 조성돼 언제든 건강을 챙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맨발걷기에 대한 진심을 드러내 ‘서울 K-맨발걷기 페스티벌’ 홍보대사로 선정된 가수 길건은 “어릴 때부터 맨발로 무용을 했기 때문에 맨발걷기에 익숙하다”고 밝힌 뒤 “1500만 반려 시대인 만큼 반려견과 함께 걸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뜻도 전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우리 미래세대가 많이 동참할 수 있는 맨발걷기 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서울의 많은 학교에 더 많은 맨발걷기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호 서울시의원은 “내년부터는 맨발걷기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tha93@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