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전진우는 반드시 살리겠다.”

지난 6월 초 수원 삼성의 변성환 감독은 전진우를 꼭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달이 지났고, 전진우는 K리그1의 빅클럽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전진우는 수원의 ‘로컬 보이’로 오랜 기간 사랑받는 선수다. 수원 산하 유스팀인 매탄중과 매탄고를 졸업한 후 2018년 프로 데뷔했다. 수원에서만 무려 7시즌을 보냈다.

전진우는 ‘전세진’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하던 고교 시절 워낙 이름을 날린 선수라 데뷔 시즌부터 기대감을 모았다. 만 10대의 나이에 유럽 진출을 노크할 정도로 꿈도 큰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기대에 충족하는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무려 87경기에 출전했지만 9골6도움을 기록했을 뿐이다. 공격수로 많은 경기에 나선 것을 고려할 때 아쉬움이 남는 실적이다.

최근 성적은 특히 더 저조하다. 2022시즌 6골3도움을 기록한 적도 있지만 강등됐던 지난해에는 21경기에서 1골1도움에 머물렀다. 올해에는 2부 리그인 K리그2에서도 16경기에 나서 1골1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 1~2년 사이 전진우는 수원 팬 사이에서 ‘아픈 손가락’이 됐다.

변 감독이 부임 후 “전진우는 반드시 살리겠다”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수원을 대표하는 로컬 보이를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는 다짐이었다.

하지만 전진우는 변 감독의 다짐 후 한 달 만에 전북 현대 선수가 됐다. 전북은 9일 전진우와 유제호 영입을 발표했다.

어딘가 오묘한 이적이다. 전북은 현재 K리그1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초호화 스쿼드로 무장하려는 팀이다.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모이는 팀인데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택한 공격 자원이 2부 리그에서도 돋보이지 않은 전진우다. 발표 후 수원 팬조차 의아함을 드러내는 이적이다. 전북 팬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변 감독은 지난 한 달간 전진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부활을 위해 힘썼지만,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변 감독도 전진우를 예상보다 빠르게 포기한 셈이다.

전진우가 김두현 감독 밑에서 재도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1999년생인 전진우는 아직 젊다. 2022년 K리그1에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적도 있다. 1부 리그라는 환경,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 동료가 있는 전북은 전진우에게도 부활의 장이 될 수 있다. 정체됐던, 어느새 20대 중반의 나이가 된 전진우에게는 전북 이적이 축구 인생의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