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두산이 마침내 삼성을 잡았다. 6연패 탈출이다. 만만치 않은 경기였으나 불펜이 힘을 냈다. 특히 이영하(27)가 중심에 섰다.

이영하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삼성과 경기에서 4회초 2사 후 선발 시라카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1.1이닝 1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을 쐈다. 덕분에 두산도 8-4로 웃었다.

시라카와가 4회초 2사 만루에서 내려갔다. 5-0으로 앞서다 5-4가 된 상황. 이영하에게 큰 임무가 주어졌다. 구자욱을 3루 땅볼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5회초 안타와 볼넷을 주면서 무사 1,2루에 몰렸다. 동점에서 역전까지 줄 수 있는 상황. 여기서 ‘각성’했다. 김영웅-박병호-안주형을 모두 삼진 처리했다. 마지막 삼진 후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날 전광판 기준 최고 시속 154㎞짜리 강속구를 뿌렸다. 구단 제공 자료에도 최고 시속 153㎞까지 나왔다. 특히 위기 순간 구속을 끌어올렸다. 시속 150㎞를 잇달아 뿌렸다. 특유의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섞어 삼성 타선을 제어했다.

올시즌 두산 불펜에서 든든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38경기 44.1이닝, 4승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생산하고 있다. 선발 출신답게 멀티이닝도 너끈하다. 꼭 필요한 순간 역투를 뽐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영하가 이렇게 하면서 두산도 탄력을 받았다. 홍건희(0.2이닝)-이병헌(1.1이닝)-최지강(1이닝)-김택연(1이닝)이 차례로 올라와 5.1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타선도 6회 1점, 8회 2점을 뽑으며 간격을 벌렸다. 결과적으로 8-4 넉넉한 승리다.

경기 후 이영하는 “삼성을 상대로 올해 좀 힘들었다. 경기 전에도 투수진 내에서도 꼭 이기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런 투지가 있었기 때문에 투수들이 리드를 지키면서 마무리 투수 김택연까지 전달해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등판을 하는 데 있어서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원래 체력은 자신 있다. 시즌 초 선발을 준비하면서 캠프 전후로 공을 많이 던진 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앞으로도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나갈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상대적으로 선발에 아쉬움이 있다. 라울 알칸타라가 부진 끝에 퇴출됐다.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은 이제 뚜껑을 연다. 브랜든 와델의 부상으로 시라카와가 대체로 왔다. 토종 쪽은 '에이스' 곽빈이 들쑥날쑥하다. 4~5선발은 확실한 누군가가 여전히 없다.

그래서 불펜이 중요하다. 과부하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해주고 있다. 이영하의 힘이 중요하다. 이날 확실히 보여줬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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