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무슨 일인가 싶다. 선발이 안 되도 너무 안 된다. 이대로는 불펜 과부하만 걸릴 뿐이다. 이미 핵심 불펜 최지강(23)이 탈이 났다. 그나마 나아질 수 있는 여지는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두산은 올시즌 팀 평균자책점 4.52로 4위다. 선발과 불펜으로 나누면 차이가 있다. 불펜은 3.89로 1위다. 그것도 압도적 선두다. 2위 삼성이 4.78이다.

반대로 선발은 평균자책점 5.10이다. 리그 7위로 처진다. 지난주 더 빡빡했다. 10~14일 다섯 경기 했다. 단 한 명도 5이닝을 먹지 못했다. 신입 조던 발라조빅이 4.2이닝으로 가장 많다.

길게 보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선발이 432.2이닝을 소화 중이다. 세 번째로 적다. 반대로 불펜은 무려 391이닝을 던지고 있다. 10개 구단에서 가장 많다. 이쪽도 압도적이다.

선발은 기본이다.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하면 할수록 좋다. 그래야 강팀이 될 수 있다. 두산이 이쪽이 안 된다. 지금은 버티고 있다. 갈수록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15일에는 최지강이 어깨가 좋지 못해 말소됐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이승엽 감독도 알고 있다. “걱정이기는 하다. 이제 후반기 들어왔는데, 선발이 3~4이닝밖에 못 던진다. 투구수가 많다. 볼넷을 줄이라는 주문을 계속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이 긴 이닝 던져줘야 한다. 제구가 안 되면 길게 쓰기 어렵다. 선발은 한번 등판하면 4~5일 쉬지 않나. 더 집중해서 던져줄 필요가 있다. 불펜이 뒤에 받쳐준다. 불펜 믿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선발이 안 보인다. 라울 알칸타라는 부진 끝에 퇴출됐다. 곽빈도 들쑥날쑥한 감이 있다. 4~5선발은 여전히 미궁이다.

그나마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이 14일 첫 등판에서 위력투를 뽐냈다. 투구수만 올리면 된다. 시라카와 게이쇼 또한 보여준 것이 있다. 이쪽도 5이닝 이상 맡길 수 있다.

좋아질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곽빈이 안정감을 찾고, 신입들이 최대한 빨리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 그래야 불펜도 쉴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은 불펜투수 칭찬도 했다. “이병헌이 너무 대견하고, 고맙고, 미안하다. 어려울 때 잘 막아줬다. 팀에 좋은 영향이 있다.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영하 또한 굉장히 어려운 역할을 계속 잘 수행하고 있다. 연투인데도 계속 던질 수 있다고 하더라. 관리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결국 돌고 돌아 선발이다. “우리 선발투수들이 좋은 투구 선보여서 불펜투수가 쉬게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52경기 남았다. 두산 선발진이 제대로 ‘각성’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두산의 잔여시즌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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