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올림픽의 ‘꽃’을 꼽자면 개막식을 들 수 있다. 2024 파리 올림픽은 과거 어느 대회보다 개막식이 특별하다. 장소가 센강이다. ‘낭만 개막식’이라 한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도 당연히 참석한다. 대신 모두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정이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은 26일(현지시간) 열린다. 한국시간으로는 27일 새벽 2시30분이다. 장소가 독특하다. 파리를 대표하는 센강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회 슬로건이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다. 개막식도 역대 최초로 야외에서 열린다.

각국 선수들이 160여척의 배를 타고 수상 행진을 한다. 이미 다양한 크기의 배들을 배치해 예행연습도 치렀다. 경찰 쾌속선이 호위하고, 센강 다리 위에도 경찰이 배치된다. 배 한 척당 행진에 드는 시간은 45분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중석도 따로 없다. 센강 주변이 전부 관중석이다. 최소 60만명이 참석하는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 개막식이 될 전망이다. 그 자체로 장관이다. 파리는 센강 수질 개선을 위해 약 15억유로(약 2조2715억원)를 투자했다.

지난 4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테러 위협이 있을 경우 스타디움(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치를 수도 있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변동은 없다. 올림픽조직위원회측은 “가설일 뿐이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 한국은 21개 종목 260명(선수 143명·경기 임원 90명·본부 임원 27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종목별로 선수들이 속속 파리로 들어갔다.

배드민턴과 사격 등 선발대가 지난 12일 출국했다. 21일에는 본대가 입성했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파리에 도착하니 긴장감이 느껴진다. 책임감이 크다”며 “초기에 목표한 것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지만, 개막식은 ‘축제’다. 잠시 잊고 즐길 수 있는 시간. 개막식에 나설 기수도 정했다. 높이뛰기 우상혁과 수영 김서영이 태극기를 든다.

그러나 모든 한국 대표팀 선수단이 즐길 수는 없다. 일찍 시작하는 종목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태극전사들은 개막식 전날인 25일부터 일정이 있다. 양궁은 랭킹 라운드가 열리고, 여자 핸드볼은 독일과 첫 경기를 치른다. 여자 핸드볼은 이번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출전하는 구기 종목이다.

펜싱은 개막일인 26일부터 시작이고, 배드민턴은 27일부터다. 사격 또한 27일부터 열린다. 수영, 탁구, 유도 등도 마찬가지다. 개막식에 가고 싶어도 못 간다. 컨디션 조절이 먼저다. 아직 파리로 들어가지 않은 종목도 있다. 태권도·다이빙·승마(25일), 근대5종(29일) 등이다.

우상혁-김서영이 기수로 선정된 이유도 여기 있다. 높이뛰기는 8월10일이 결승이다. 우상혁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김서영도 개인혼영 200m가 8월3일이다. 시간이 된다.

남자 주장으로 선발된 펜싱 사브르 구본길은 “개막식에 못 가게 돼 아쉽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하는 날이 개막일이라 생각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수영 황선우 또한 “개막식을 센강에서 한다고 들었는데, 행사 이틀 뒤에 경기가 있어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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