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올해에도 파리에는 김제덕(20·예천군청)의 “파이팅”이 울려 퍼졌다.

김제덕은 “파이팅”의 남자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양궁장이 떠나갈 정도로 시끄럽게 분위기를 띄워 화제가 됐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깜짝 2관왕에 오르는 실력까지 발휘했다. 도쿄가 낳은 최고의 스타 중 하나였다.

시간이 흘렀지만 김제덕은 캐릭터를 유지하고 있다. 30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8강~결승전을 치르는 동안 김제덕은 이우석과 김우진, 두 형 뒤에서 열심히 “파이팅”을 외쳤다.

해프닝도 있었다. 8강 일본과의 경기에서 일본 선수들을 향해 포효하다 심판으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공식 경고는 아니었지만, 심판이 보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할 정도로 김제덕의 고함은 컸다. 도발에 가까운 그의 기백은 일반적으로 양궁장에서 보기 쉽지 않은 장면인 게 사실이다.

김제덕의 포효는 동료도 놀라게 만든다. 이우석은 “사실 조금 놀라는 건 있다. 연습할 때보다 실전에서 목소리가 커진다”라며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렇다고 경기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우석은 “제덕이의 목소리를 들으면 나도 같이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하면 더 파이팅을 하게 된다. 같이 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든다. 덕분에 즐겁게 경기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우진도 “제덕이와 함께하면 동화된다. 긴장이 신나는 감정으로 바뀐다”라며 김제덕이 팀 전체에 긍정 효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단순히 목소리만 큰 게 아니다. 김제덕은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6발 중 5발을 10점에 명중시켰다. 8점이 나오는 실수가 한 차례 있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만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세트 점수 5-1 완승에 힘을 보탰다. 김제덕의 활약 속 한국은 금메달을 획득하며 단체전 3연패에 성공했다.

김제덕은 겨우 만 20세에 불과하지만 벌써 올림픽 금메달을 3개나 획득했다. 아직 개인전이 남아 있고, 앞으로 몇 차례나 더 올림픽에 출전할지 가늠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그가 한국 양궁의 현재이자 미래라는 사실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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