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신)유빈이한테 고마운 마음뿐이다.”

신유빈(대한항공), 임종훈(한국거래소)은 30일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의 웡춘팅, 두호이켐에 4-0(11-5 11-7 11-7 14-12) 승리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탁구에서 올림픽 메달이 나온 것은 2012 런던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무려 12년 만의 일이다. 2016 리우올림픽과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노메달’에 그쳤던 아쉬움을 푸는 쾌거다.

동메달이 아쉬울 정도로 뛰어난 경기력이었다. 동메달결정전인데도 두 사람은 홍콩에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네 번째 게임에는 8-10으로 뒤지다 듀스까지 끌고 가 역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4강에서 최강 중국을 상대로 선전하다 패배한 게 아쉬울 뿐이었다.

한국 탁구계에도 경사지만 메달리스트에게도 의미가 크다. 특히 임종훈은 다음 달 19일 입대를 앞두고 있다. 20일 후면 국군체육부대 소속이 되는 시점인데 올림픽 메달을 통해 병역 특례 받게 됐다. 한국에서는 올림픽 메달, 혹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 특례 대상이 된다. 군대에 가는 대신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봉사활동을 544시간 수행하면 된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임종훈은 “병역 면제가 신경 쓰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이런 내가 이상한가 싶었지만, 대표팀 동료인 (장)우진이 형이 ‘신경 안 쓰이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해줘서 인정하기로 했다.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정해놓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모든 건 유빈이와 함께 복식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유빈이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뿐“이라며 동메달을 합작한 동생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임종훈은 이번 대회 내내 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뼈가 근육과 신경을 찔러 통증을 느껴 복대를 차고 훈련해야 하는 악조건이다. 임종훈은 “허리가 부러져서 시합을 못 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는 이상 허리를 최대한 꺾어서 치고, 커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단식이면 개인의 영광이니까 몸을 사렸지만 유빈이와 함께하는 복식이라 그럴 수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이번 대회를 통해 메달리스트가 된 그는 “난 항상 국가대표로 시합을 나갈 땐 반드시 메달을 따서 돌아온다고 생각했고,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모든 대회에서 그걸 지켜왔다”라면서 ”한국 탁구가 이렇게 계속해서 올림픽 메달을 이어 나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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