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2024 파리올림픽의 열기를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한 태극 검사(劍士)들. 그 뒤에 20여년간 대한민국 펜싱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해온 SK텔레콤이 있다.

한국 펜싱은 지난 1일(현지 시간) 열린 남자 사브르 단체전(구본길·오상욱·박상원·도경동)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3연패(2012 런던·2020 도쿄·2024 파리, 2016 리우 대회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제외), 아시아 국가로는 사상 첫 펜싱 종목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는 오상욱이 먼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상욱은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 금을 휩쓸며, 한국 펜싱 선수로는 첫 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더불어 여자 사브르 개인전 4위(최세빈), 여자 에페 단체전 5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 펜싱은 ‘펜싱 종주국’ 프랑스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선전하고 있다.

한국 펜싱이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SKT의 꾸준한 후원이 있었다는 평가다.

SKT가 2003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은 후 지원한 누적 금액만 약 300억원. 펜싱 고가 장비 제공, 국가대표 선수들의 해외 전지훈련 및 국제대회 등 21년째 지원하고 있다. 또 2004년부터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펜싱’ 대회를 개최해, 한국 펜싱의 미래를 함께 그리고 있다.

SKT와 펜싱협회는 이번 올림픽을 위해 세 단계에 걸친 지원책을 마련해 실행했다.

먼저 파리올림픽 사전 모의훈련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진천선수촌에 올림픽 경기장과 같은 규격의 피스트(경기대)를 만들고, 관중 함성과 경기장 조명까지 동일한 조건으로 맞춰 훈련장을 꾸몄다. 선수들은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올림픽 분위기를 간접 체험하며 적응력을 높일 수 있었다.

또한 훈련 파트너 선수단 7명 등 별도 전담팀을 파리 현지에 파견했다. 전력 분석원을 증원하는 등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지원했다. 더불어 의무 트레이너 2명을 파견해, 24시간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도왔다.

이번 올림픽의 지적사항 중 하나인 음식과 관련해, 파리 샹젤리제 인근 한식당 도시락을 매일 점심에 배달했다.

SKT와 펜싱협회는 올해 초 올림픽 펜싱 경기장 인근 호텔을 미리 선점했다. 이곳은 선수들의 휴식 등에도 쓰이지만, 사실상 한국 펜싱 대표팀의 ‘베이스캠프’로 활용되고 있다.

대한펜싱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은 이번 파리 올림픽 펜싱 경기 내내 현장을 방문해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최 회장은 2018년 펜싱협회장에 취임 이후, 펜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폭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앞서 대회 직전 열린 ‘Team SK’ 출정식에서 오상욱 선수는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주요 대회에 걱정 없이 참가할 수 있게 해준 SKT에 늘 고마움을 느낀다”라고 말한 바 있다.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원우영 펜싱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 코치는 “SKT의 지원을 통해 (선수 시절) 그랑프리, 월드컵 등 수십 개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라며 “한 기업의 관심, 그리고 꾸준한 지원이 이룩한 성과가 계속 확산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펜싱은 오는 3일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 마지막으로 출격해 금빛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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