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분노를 넘어 살의를 유발한다. 200억을 걸지 않아도 살의를 일으키는 흉악범. 디즈니+, U+모바일tv 드라마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 속 희대의 악인이 된 유재명 말이다.

31일 디즈니+와 U+모바일tv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이하 ’노 웨이 아웃‘)은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유재명 분)의 목숨에 200억 원의 공개 살인청부가 벌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출구 없는 인간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 드라마다. 유재명은 공개 살인청부의 주인공 김국호 역을 맡아 희대의 악인으로 극의 중심에 섰다.

김국호는 세간의 주목을 받은 흉악범이다. 범죄 당시 피해자가 사망했음을 알게 되자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며 차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무는, 우리 저변에 있을 법하지만 있어서는 안 될 흉악범. 그런 그가 법적 형량 13년 수감을 마치고 출소를 앞두자 다시 대중의 이목이 그에게 향했다.

의문의 가면남이 온라인 공개 방송을 통해 룰렛을 돌려 ‘200억’, ‘김국호’, ‘죽인다’라는 결괏값을 고지하며 김국호를 죽이면 200억을 살인 보상금으로 지급한다고 한 것. 이로써 그를 향한 국민적 살의가 일기 시작했다.

김국호는 수감 시 잠시라도 반성했을까. 극 중 모범수로 형을 마치고 교도소 내 넉살 좋게 웃어 보이던 김국호가 출소 직후 자신이 200억 살인 타깃이 됐음을 알게 되자 곧바로 악마의 얼굴을 내보였다. 재미있다는 듯 상황을 즐기고 연극 무대에 오르듯 매무새를 단장하고 극적인 감정을 끌어내 눈물의 사과문을 낭독하는 모습은 극을 바라보는 시청자에게서도 살의를 일으킬 지경이다.

어느새 자신을 향한 국민적 살의를 권리로 받아들인 김국호를 보고 있자니 유재명의 얼굴이 아닌 온전히 김국호만이 극에 살고 있었다.

이처럼 유재명은 김국호 그 자체였다. 언젠가 올곧은 신념을 품고 있던 검사장이 아닌, 장가를 이끄는 대기업 회장도 아닌 뻔뻔하고 능글맞아서 더 혐오스러운 범죄자로서 극의 중심에 우뚝 서있다. 유재명의 연기 디테일이 김국호를 향한 살의를 자연스럽게 일으킨다. 극을 관통하는 공개 살인청부라는 소재에 대한 납득이 유재명이 연기하는 김국호를 향한 분노로부터 시작된다.

살인 범죄도 알상다반으로 느껴지게 하는 김국호의 평범함에서 전해지는 소름 끼침과 지난 죄를 잊고 세간의 관심을 즐기는 파렴치함에 이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유일한 인간다운 모습까지. 면면이 보는 이들의 분노를 자극하며 왜 그를 향한 공개 살인청부가 일게 됐는지 이해하고 극을 바라보게 만든다.

이는 유재명의 촘촘한 캐릭터 생성 능력과 연기 디테일이 맞닿아 낳은 결과물이다. 그의 시선 처리부터 눈빛에 담긴 두려움과 흥미, 입매의 오르락 내리락하는 들썩임까지도 시청자로 하여금 놓치지 않고 눈길이 닿게 한다. 오롯이 그에게 집중하고 몰입하게 하는 힘. 유재명이 선사하는 연기의 힘이 ‘노 웨이 아웃’의 서막을 활짝 열었다.

한편, 유재명의 소름 끼치는 열연으로 막을 연 드라마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은 매주 수요일 디즈니+와 U+모바일tv를 통해 공개된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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