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강예진 기자] 이틀간 12만 명이 넘는 축구 팬이 한 여름밤의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즐겼다. 다만 마지막 날 ‘옥에 티’가 아쉬웠다.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팀K리그(K리그 올스타)와 토트넘전에 6만3995명이 몰려 들었다. 3일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의 두 번째 경기에도 6만3496명의 구름 관중이 들어찼다.

특히 이번에 열린 토트넘과 뮌헨전은 국내 팬에게 남자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처음으로 상대 선수로 격돌해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실제 두 선수가 공을 잡을 때마다 함성이 터져나왔다.

손흥민과 김민재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끄는 만큼 그라운드 밖 그들의 ‘입’도 관심사다. 그런데 토트넘과 뮌헨전 직후 손흥민이 국내에서 프리시즌을 보낸 소감을 진솔하게 팬에게 전한 것과 다르게 김민재는 ‘한마디 없이’ 장내를 떠났다. 그가 유럽 진출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프리시즌을 보내고, 대표팀 선배 손흥민과 마주한 것에 대한 소회를 듣고자 한 팬은 어리둥절할 만하다.

게다가 이날 뮌헨이 토트넘에 한 수 위 경기력을 뽐내면서 2-1 신승했다. 손흥민도 상대 압박에 고전했는데, 김민재가 판정승한 날이다.

애초 김민재는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통해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인터뷰에 응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 운영을 대행한 스포티즌 관계자의 어설픈 대처로 김민재는 물론 미디어 관계자의 빈축을 샀다.

믹스트존에서도 스포티즌 관계자가 선수, 미디어를 모두 안내한다. 이날 손흥민, 김민재를 포함해 각 구단 선수 3명씩 믹스트존에서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다. 뮌헨에서는 토마스 뮐러와 마누엘 노이어, 김민재가 대상자였다. 뮐러가 인터뷰하는 사이 김민재가 나와 다음 순서를 기다렸다. 그런데 요주아 키미히가 중간에 등장했다. 스포티즌 관계자는 “키미히를 한국 언론에서 다뤄줬으면 하는 뮌헨 측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초 뮐러의 인터뷰가 끝난 뒤 국내 언론을 만나려고 한 김민재는 재차 기다리게 됐다. 키미히가 인터뷰 대상자로 포함된 것을 그 역시 모르는 눈치였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대기한 김민재를 본 취재진은 키미히와 그룹을 나눠 인터뷰할 의사도 밝혔는데 스포티즌 관계자는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김민재는 그대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취재진은 김민재를 다시 불러달라고 했다. 스포티즌 관계자는 “김민재에게 다시 요청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동료와 기분 좋게 국내에서 경기하고 이긴 날 다소 불쾌해하며 경기장을 떠난 것이다.

손흥민은 김민재를 대신해 “민재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고 아끼는 선수다. 또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그 친구의 능력을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고 맞대결 소감을 전했다. k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