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이제 GOAT(Greatest of all time)가 맞지 않나 싶다.”

한국 양궁의 살아 있는 전설, 김우진(청주시청)은 4일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결승에서 브래디 엘리슨(미국)을 슛오프 접전 끝에 6-5로 잡고 승리하며 포디움 맨 위에 섰다.

김우진은 앞서 남자 단체전, 혼성전에서 우승했다. 대회 3관왕에 등극했다. 동시에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2016 리우올림픽,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땄던 그는 총 5개의 ‘골드’를 확보하며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의 4개 기록을 뛰어넘었다. 양궁을 넘어 한국 올림픽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장식한 셈이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우진은 “금메달을 따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이제 GOAT가 맞지 않나 싶다”라며 자신이 위대한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음을 당당하게 인정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4강에서 이우석과 슛오프를 치렀고, 결승에서도 엘리슨과 치열하게 경합했다. 5세트에는 30점을 쏘고도 무승부를 거둘 만큼 살 떨리는 승부였다. 마지막 슛오프에서도 겨우 4.9㎜ 차이로 김우진이 승리했다.

김우진은 “30점을 먼저 쏘고 나왔기 때문에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엘리슨도 역시 세계적인 선수다.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라면서 “내 화살은 10점 안쪽 라인에 박혔고, 엘리슨의 활은 바깥쪽에 박혔다. 망원경을 통해 본 후 이겼다고 생각했다. 확인이 끝난 후 감독님과 포옹했다”라고 밝혔다.

금메달이 확정된 후 김우진은 관중석을 향해 절을 했다. 그는 “한국에서 많은 분이 오셨다. 응원 덕분에 메달 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감사하다는 의미였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양궁은 금메달 5개를 모두 석권했다. 2016 리우 대회 이후 8년 만의 전 종목 금메달 획득이다. 김우진은 “메달은 우리 혼자 딴 게 아니다. 대한양궁협회와 회장님, 임직원, 선수 모두 하나 되어 올림픽에 모든 것을 쏟았다. 그런 게 다 잘 이뤄져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1992년생인 김우진의 올림픽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많은 선배님과 현역 후배를 포함해 가장 많은 금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매우 기쁘다.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라면서 “하지만 나는 또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은퇴 계획이 없다. 4년 후 LA 대회까지 열심히 하고 싶다. 오늘의 메달은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부터는 과거에 묻어두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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