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K-낭자들의 파워가 2024 파리올림픽을 환히 빛내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2024 파리올림픽에 앞서 금메달 5개를 이번 대회 목표로 세웠는데, 일찌감치 초과달성했다. 대회 개막 2일차에 첫 금메달을 따냈고, 대회가 절반가까이 지난 현재 목표치의 2배 이상인 11개의 금메달로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돋보이는 건 여자 선수들의 약진이다. ‘우먼(Women) 파워’가 파리올림픽을 수놓고 있다. 사격의 오예진이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것을 시작으로,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 ‘역대 최연소’로 금메달을 목에 건 사격의 반효진, 슛오프 끝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양지인(사격), 그리고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까지. 5개 이상의 금메달이 낭자들의 손에서 나왔다.

종목의 역사도 새로 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자 양궁 단체전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무려 36년간 챔피언 타이틀을 지키며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중국과의 결승전 슛오프 승부에서 마지막 2발이 10점으로 인정받아 역사를 이어가게 됐다.

‘10연패’를 합작한 임시현-남수현-전훈영은 “목표가 10연패였다. 부담이 없지 않았지만 준비한 만큼 목표를 이뤄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금메달을 둔 ‘집안싸움’도 이어졌다.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는 임시현과 남수현이 맞붙었다. 임시현이 세트점수 7-3으로 남수현을 누르고 금메달, 남수현은 은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금·은을 동반 획득한 건 2004 아테네올림픽 이후 20년 만이다.

공기권총 10m에서는 오예진과 김예지가 나란히 결선에 올라 금메달을 두고 다퉜다. 오예진이 올림픽 신기록을 쓰며 우승을 차지했고, 김예지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금·은을 동반 명중하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허미미 역시 8년 만에 여자 유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이중국적자’이자, 독립운동가 허석의 후손이라는 스토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삐약이’ 신유빈은 임종훈과 함께 탁구 혼성 복식에서 12년 만에 동메달을 합작했다.

또 임애지는 여자 복싱 사상 첫 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윤지수와 전은혜, 전하영, 최세빈으로 이뤄진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는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지수를 제외하면 나머지 세 명 모두 올림픽을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은메달을 합작하면서 펜싱에 세 번째 메달을 안겼다.

백미는 안세영이다. 그는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여유롭게 꺾고, 1996 애틀랜타올림픽 방수현 이후 무려 28년 만의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큰 기대 속 부담감을 안고 대회를 치른 안세영은 고비를 맞았지만, 버텨내 결국 가장 높은 위치까지 올랐다. 이 올림픽 메달로 안세영은 그랜드슬램(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올림픽·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딱 하나(아시아선수권)만을 남겨뒀다.

아직 기대할 만한 종목은 남아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주목받은 스포츠클라이밍의 서채현을 비롯해 태권도에서는 8년 만에 ‘금빛 발차기’에 도전한다. 도쿄 대회 당시 ‘노골드’ 수모를 당했기에 각오는 더욱 단단하다. 또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 이리영-허윤서의 아티스틱 스위밍 역시 지켜볼 종목이다. k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