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코로나19 변수로 예열조차 하지 못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사상 첫 ‘노골드’ 치욕을 당했다. 어느 때보다 벼르고 별렀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쳤다.

한국 태권도가 파리 정복을 본격화한다.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품은 펜싱 대표팀이 날아오른 파리 명소 그랑 팔레에서 펼쳐지는 만큼 좋은 기운을 이어가고자 한다.

태권도는 11일까지 나흘간 8개 체급에 걸쳐 경기를 치른다. ‘선봉’은 남자 58㎏급에 나서는 박태준(20·경희대)이다. 그는 7일 오후 4시(한국시간) 요한드리 그라나도(베네수엘라)와 16강전을 펼친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지난 도쿄 대회 이 종목 동메달리스트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장준을 꺾고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세계 랭킹 5위로 그나라도(29위)보다 높다.

그라나도를 넘어서면 게오르기 구르치예프(개인중립·13위)-시리앙 라베(프랑스·11위) 승자와 8강에서 격돌한다. 4강 진출에 성공하면 이 체급 세계 1위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젠두비는 지난해 10월 세계태권도연맹 그랑프리 3차 시리즈에서 장준을 꺾고 우승한 적이 있다. 메달로 향하는 과정에서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 체급 세계선수권에서 여섯 차례 우승했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없다. 현역 시절 이 체급 ‘월드스타’로 활약한 이대훈 역시 2012 런던 대회에서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준이 금빛 발차기에 성공하면 이 체급에서 사상 최초의 한국인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더불어 파리에서 명예회복을 그리는 한국 대표팀의 발걸음을 가볍게 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준에 이어 8일엔 여자 57㎏급의 김유진(24·울산시체육회)이 출전하고, 9일엔 남자 80㎏의 서건우(21·한국체대)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남자 중량급에 나선다.

마지막 날(11일)엔 여자 67㎏ 초과급의 이다빈(28·서울시청)이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이다빈은 2016년 아시아선수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세계선수권을 연달아 제패했다. 지난 도쿄 대회에서는 부상 불운으로 아쉽게 은메달을 따냈다. 주요 부상 부위를 고려해 맞춤식 훈련을 해온 그는 파리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한다.

한국은 도쿄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6명이 출전했지만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정상적인 훈련과 실전 대회를 1년 가까이 시행하지 못한 게 컸다. 최대 경쟁국인 유럽 주요 선수는 자국 코로나 봉쇄가 일찌감치 풀리면서 올림픽 준비가 수월했다. 세계 태권도가 상향 평준화하는 가운데 한국은 처음으로 쓴맛을 봤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스페인, 프랑스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등 확실하게 예열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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