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4년 후 LA는 무리가 아닐까.”

모든 것을 이뤘다. 미국프로농구(NBA) 4회 우승, 올림픽 3회 금메달까지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정상에 섰다. 불혹에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세계 농구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농구 대표팀 르브론 제임스(40)가 그 주인공이다.

결승전에서도 뛰어났다. 제임스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베르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농구 남자부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14점6리바운드10도움으로 활약했다. 세르비아와 준결승에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며 다재다능을 뽐냈는데, 결승전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프랑스를 98-87로 꺾고 올림픽 5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보다 제임스가 이를 잘 안다. 만 20세를 앞둔 2004 아네테 올림픽에서 좌절을 겪은 이가 바로 제임스였다. NBA 2년차를 앞둔 당시 제임스와 미국 대표팀은 동메달에 그쳤다. NBA 선수를 모았으나 조별 예선에서 리투아니아, 준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에 무릎을 꿇었다.

최근에는 더 어렵다. 농구 세계화에 따라 올림픽 무대에 NBA 선수가 어느 때보다 많다. 최근 6년간 NBA MVP만 돌아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리스 대표팀의 야니스 아데토쿤보(2019, 2020년), 세르비아 대표팀의 니콜라 요키치가 지난 4년 중 3년 MVP를 수상했다. ‘미국 최고 선수=세계 최고 선수’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그만큼 올림픽 금메달은 미국 대표팀에게 의미 있는 도전이다. 개인 기량은 물론 조직력을 함께 발휘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제임스는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 참가를 자청했다. 제임스를 시작으로 케빈 듀란트, 스테판 커리까지 슈퍼 스타가 나란히 대표팀 참가 의사를 전했다.

제임스는 대표팀에서 조연을 고집했다. 직접 득점하기보다는 포인트 가드로서 동료의 찬스를 만들었다. 4쿼터 클러치 상황에서는 직접 득점했지만, 커리의 3점슛을 만드는 데에 중점을 뒀다. 한 번도 손발을 맞춘 적이 없는 커리에게 완벽한 패스를 배달했다. 수비에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 센터를 막으며 온몸을 날렸다.

후회 없이 뛰었고 목표를 이뤘다. 국제농구연맹(FIBA)는 이번 올림픽 남자 농구 최고 선수로 제임스를 선정했다. 그러나 제임스는 올림픽과 작별을 예고했다. 제임스는 금메달을 목에 건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4년 후 LA는 무리가 아닐까. 4년 후에도 내가 올림픽 무대에 있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농구 아이콘의 올림픽 활약이 이렇게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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