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꿈에 그리던 유럽 빅리그행을 확정한 ‘고교생 K리거’ 양민혁(18)이 내친김에 A대표팀 태극마크까지 달 수 있을까.

올시즌 K리그1 최고의 ‘영건’을 넘어 한국 축구 차세대 주자로 거듭난 양민혁은 지난 9일 김천 상무와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팀이 0-1로 뒤진 전반 추가 시간 이상헌(2골)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3연속경기 공격포인트(3골2도움)를 기록했다. 팀도 3연승이다. 강원은 이날 후반 터진 이상헌의 두 번째 골이자 결승포로 김천을 2-1로 잡고 리그 선두(승점 46) 자리를 지켰다.

양민혁은 전반 추가 시간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 때 김천 수문장 김동헌이 멀리 걷어내지 못하고 왼쪽으로 흐른 공을 재빠르게 골문 앞으로 밀어 이상헌의 득점을 도왔다.

이 경기는 A대표팀 신임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이 부임 이후 처음으로 K리그 현장을 찾아 관심을 끌었다. 자연스럽게 양민혁에게 시선이 쏠린다. 홍 감독은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기존 주력 요원과 하모니는 물론, 미래를 그릴 기대주를 적극적으로 관찰할 뜻을 밝힌 적이 있다.

양민혁은 보란 듯이 도움 뿐 아니라 특유의 유연한 드리블 돌파 등으로 홍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홍명보호’는 내달 5일 팔레스타인(홈·서울), 10일 오만(원정·무스카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2차전을 치른다. 대표팀 명단은 오는 26일 발표하고, 내달 2일 소집한다.

양민혁이 홍 감독의 선택을 받으면 기성용, 고종수, 손흥민, 박주영, 박지성, 이강인 등에 이어 만 18세 나이에 A대표팀에 승선한 선배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로서는 대표팀에서 당장 중용 받지 못하더라도 선배들과 훈련하며 호흡할 기회를 얻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다만 같은 나이대에 대표팀에 승선한 선배가 그랬듯이 양민혁도 충분히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있다. 그는 현재 K리그1에서 8골5도움을 기록하면서 득점 공동 7위, 도움 공동 4위에 각각 매겨져 있다. 단순히 포인트를 떠나서 특유의 속도를 살린 유연한 드리블, 탈압박, 결정력 등이 리그 선배를 압도한다.

그는 올여름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입단을 확정했다. 내년 1월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 전에 ‘홍心’을 잡고 대표팀까지 승선할 경우 한층 더 자신감을 품을 만하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