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굉장했다고는 들었어요. 물어봐야겠네요.”

한국시리즈(KS)만 올라가면 우승 확률 100%다. 역사가 그렇다. 11번의 KS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렇게 KBO리그 최다 우승팀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단골은 아니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가 개장한 2014년부터 작년까지 10년을 보면 특히 그렇다. 10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 네 차례. 포스트시즌 경기는 9번이 전부다. 범위를 챔피언스필드 경기로 좁히면 2017 KS 1, 2차전 딱 두 번뿐이었다. 7년 전처럼 통합우승을 바라보는 KIA 얘기다.

7년 전 광주는 일 년 내내 월드컵이었다. 새롭게 디자인한 유니폼을 입고 거침없이 질주했다. 메이저리그(ML) 공식 스폰서였던 업체와 협업해 제작한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렸다. 팬들은 이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웠다.

정규시즌 10번째 경기를 치른 4월12일부터 144번째 경기까지 정상을 지켰다. 챔피언스필드 최초 포스트시즌 경기였던 KS 1, 2차전은 그야말로 용광로였다. 야구장을 가득 채운 KIA 유니폼이 장관을 이뤘다. 2차전 양현종이 11삼진 완봉승으로 1-0 승리를 완성한 순간, 용광로가 폭발하듯 함성이 터져 나왔다.

올해는 더 뜨겁다. 7년 동안 쌓인 한을 풀듯 역대급 흥행 지표를 만든다. 20일 롯데와 홈 3연전에 앞서 홈관중 94만8704명을 기록했다. 평균 1만7249명. 앞으로 18번의 홈경기가 남은 만큼, 7년 만의 100만 관중 돌파 예약이다. 2017년 102만4830명으로 부산 제외 첫 비수도권 100만 관중 돌파를 이뤘는데 올해는 120만명 페이스다.

구단 상품은 챔피언스필드 티켓보다 더 빨리 사라진다. 유니폼이 특히 그렇다. 공장을 하루 종일 돌려도 동난다. 지난해부터 20·30대가 선호하는 국내 업체와 손을 잡았고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냈다. 올해 최고 히트 상품은 KIA 유니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도 이를 체감한다. 입단 3년 차에 팀의 얼굴이 된 김도영은 “정말 감사드린다. 지난 2년 동안에도 KIA 팬분들의 뜨거운 응원을 경험했는데 올해는 훨씬 더 뜨거운 것 같다. 야구장에서 내 유니폼이 보일 때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7 KS를 회상했다. 김도영은 “당시 중학생이었다. 양현종 선배님이 등판한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정말 손에 땀을 쥐면서 봤다. 잠실에서 5차전 양현종 선배님이 9회에 나와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는 모습도 생각난다. 언젠가는 나도 꼭 저 자리에 있고 싶다고 다짐했다”고 돌아봤다.

김도영뿐이 아니다. 엔트리에는 7년 전 KS를 경험하지 못한 선수가 더 많다. 양현종 임기영 한승택 최형우 김선빈 최원준 김호령이 2017 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도영을 포함해 많은 KIA 선수가 2017 통합우승을 전설처럼 바라본다.

외야수 이창진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정말 굉장했다고 들었다. 그때 우승했던 형들한테 제대로 물어봐야겠다”고 웃으며 “작년까지는 KS나 포스트시즌처럼 큰 무대와는 인연이 없었다. 2년 전 와일드카드에서 정말 맛만 보고 왔다. 너무 아쉬웠다. 올해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설 재현이 다가오고 있다. 마냥 기다리지는 않는다. 계속 달려서 이를 쟁취할 계획이다. 페넌트레이스 우승 팔부능선을 넘은 이범호 감독은 “한 경기 정도는 줘도 된다고 생각하면 연패에 빠진다. 그러면 꼭 간절하게 따라오는 팀들이 연승을 한다. 오히려 우리가 쫓기게 될 수 있다. 매일 승리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하루빨리 1위를 확정지을 것을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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