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144경기 모두 미팅해서 지적할 수는 없으니까···”

누가 봐도 뼈아픈 패배다. 그만큼 과정이 좋지 않았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승기를 잡은 듯싶었다가 놓친 지난 24일 잠실 한화전을 돌아봤다.

이 감독은 25일 한화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어제는 정말 뼈아픈 패배였다. 팀으로 봤을 때도, 선수 개인으로 봤을 때도 어제는 굉장히 아픈 경기였다”며 “하지만 어제의 패배를 오늘까지 갖고 온다면 오늘도 실패한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어제, 오늘은 오늘이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기 종목 중 유독 실패가 많은 야구다. 일단 타자는 성공하는 경우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수비는 실패가 적다고 하지만 실패 한 번의 무게가 무겁게 다가온다. 전날 두산이 그랬다. 6-4 리드로 맞이한 9회초 노시환의 유격수 플라이성 타구가 콜플레이 실수로 2루타가 됐다. 유격수와 좌익수가 플라이볼을 두고 충돌했다.

악몽처럼 9회초를 시작했고 결국 6-6 동점이 됐다. 그리고 10회 연장 끝에 6-7로 패했다. 2연패로 홈 주말 3연전 루징시리즈 확정이다. 1승, 1패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정규시즌 막바지라 충격도 크다.

이 감독은 ‘이를 두고 선수들에게 한마디 하거나 미팅을 열었나?’는 질문에 “미팅을 열지 않았다. 올시즌 중 미팅을 연 게 두 번 정도다. 경기 과정이나 결과를 두고 특별히 미팅을 열지 않는다”며 “144경기 모두 미팅해서 지적할 수는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덧붙여 “나도 선수도 결국 같은 마음이라고 본다. 오늘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꾸고 이기려 할 것이다. 일주일 마지막 경기니까 꼭 승리로 마무리하고 싶을 것”이라며 “어차피 안 된 부분은 담당 코치들이 선수에게 다 얘기한다. 여기서 내가 또 미팅을 열면 선수에게 이중으로 스트레스만 준다. 어제 실수는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어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독 많은 144경기를 치른다. 144경기 중 악몽 같은 패배가 최소 2, 3번은 나온다. 즉 잘 잊는 선수가 잘하고, 잘 잊는 팀이 성적도 잘 난다. 이 감독의 바람대로 선수들이 잘 잊는다면 앞으로 21경기 반등 기회도 나올 것이다.

한편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제러드 영(좌익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김기연(포수)~조수행(우익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양의지는 관리 차원에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엔트리에서 권휘가 제외됐고 선발 출장하는 허경민이 포함됐다. 선발 투수는 조던 발라조빅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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