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2024 파리 패럴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먹는 것부터 다르다. 베테랑들이 버틴다. 한식 도시락이 그것이다. 12명 지원단이 꼭두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인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17개 종목 177명 선수단을 파견했다. 선수가 83명(남자 46명, 여자 37명)이다. 29일 새벽 3시(한국시간) 개막식이 열린다. 이미 선수들은 파리에 입성해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같이 뛰는 이들도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급식지원센터다. 파리 인근 몽트뢰유에 캠프를 차렸다. 12명으로 구성했다. 한식 도시락을 준비해 1일 1식 제공한다. 새벽 3시부터 조리를 시작해 총 4차에 걸쳐 선수단에게 배송한다.

노하우도 풍부하다. 센터장을 맡은 대한장애인체육회 경영지원부 김진석 과장은 “한국에서 21일 출발해 현지에 마련한 장소에 와 세팅을 시작했다. 여러 기물과 장소를 확보하느라 시간이 필요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전까지 담당으로 있다가 이번 대회부터 급식지원센터장을 맡아 실제로 운영까지 하게 됐다. 가장 좋은 음식을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많이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체육회 시설지원부 전향희 영양사는 “2009년 입사했다. 이천선수촌 개원을 함께했다”며 “2012 런던 대회 때 함께했다. 2022 항저우 파라아시안게임 때도 현장에서 지원했다. 이번이 세 번째다. 선수들 취향을 그래도 좀 안다. 선수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많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잘했으면 하는 마음 하나다. 김진석 센터장은 “아무래도 선수들이 고기를 가장 좋아한다. 공교롭게도 파리 선수촌 안에는 고기가 많지 않다. 대다수의 선수가 닭다리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우리 선수들이 하루에 한 끼라도 정말 맛있는 한식을 먹을 수 있게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참기름이나 고춧가루, 쌀 등은 직접 갖고 와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에도 고춧가루가 있기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먹던 맛과 다를 수 있다. 김치도 한국에서 가져왔다. 실제로 선수촌에서 사용하는 김치 그대로 들고 왔다. 더 익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다”고 덧붙였다.

전향희 영양사는 “오래 있었기에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응원하는 마음이 정말 크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주방 식구 모두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에서 식재료 350㎏ 정도 갖고 왔다. 첫날 준비한 도시락만 174개다. 하루 한 끼는 꼭 한식을 먹을 수 있도록 매일 이 정도 준비한다. 장애인체육회에서 주방 공간 등 준비를 잘해주셨다. 오히려 배송이 더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며 살짝 미소를 보였다.

‘한식의 힘’도 확인했다. “여기가 난민을 상대로 하는 요리학교다. 교장 선생님도 우리를 도와주신다. 처음에는 엄격했는데 한식 도시락을 드셔보시곤 ‘(조리기구를) 얼마든지 쓰라’고 하시더라”며 “자연스럽게 교류하면서 한식을 알리고, 좋은 인상도 심고 싶다”고 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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