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역시 킹은 다른 걸까. 음악도 먹성도 남다르다. 세계적 힙합 가수 칸예 웨스트(Ye)가 찾은 한국이 연일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일단 ‘청음회’가 ‘콘서트’로 바뀌었다. 지난 23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청음회(Listening Experience)에서 54곡을 불렀다. 관객들은 귀를 의심했다. 누구도 노래를 부를 것으로 생각한 이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지막 정식 라이브 공연이 2016년이었다. 그로부터 무려 8년이나 지난 시점이었다. 그것도 미국이 아닌 한국이었다. 물론, 라이브 무대도 있긴했다. 지난 1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다. 그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칸예는 녹음본 공연이 끝난 뒤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그때부터 1집 수록곡 ‘올 폴 다운(All Falls Down)’을 시작으로 ‘지저스 워크(Jesus Walks)’ ‘스트롱거(Stronger)’ ‘굿 라이프(Good Life)’까지 열창했다. 총 70곡을 선보였다. 미국 빌보드지는 “예상과 달리 70곡(실제로는 54곡) 넘는 라이브를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연장에 70분이나 늦게 나온 건 중요하지 않았다. 현장에는 그룹 뉴진스 민지, 하니, 다니엘과 투애니원의 씨엘(CL) 등이 참석해 공연을 즐겼다. 복면을 벗고 라이브를 부르는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국내외 팬들은 “왜 한국에서 라이브하냐”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냐” “티켓 8만원 가성비 실화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칸예의 모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울 강남의 한 한우 고깃집에선 80만 원어치 고기를 먹었다. 계산은 하지 않았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고깃집 사장님이 예를 알아보고 고깃값을 받지 않기로 한 것이었다.

칸예는 한국에 온 김에 두루두루 곳곳을 들르고 있다. 팬들은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 스타벅스, 신용산역 아이파크몰 등에 있는 모습을 SNS에 올리며 그의 목격담을 쏟아내고 있다.

예의 이번 방한이 레전드로 평가받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청음회부터 서울 곳곳을 방문하며 남긴 흔적 때문이다. 문화계 한 관계자는 “리스닝 파티라고 해놓고 히트곡 메들리를 하고 가면 어떡하냐. 미리 알았으면 갔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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