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계약할 때마다 기대가 점점 커졌다. 대우 또한 향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다. 첫 유니폼이었던 SSG에서의 활약이 가장 빼어났다. 마지막에 가까워진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23) 얘기다.

종착역이 보인다. 시라카와는 오는 4일 두산과 계약이 종료된다. 지난 21일 15일 연장 계약을 맺었는데 이후 시라카와는 한 경기 등판에 그쳤다. 23일 잠실 한화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이후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시즌 아웃됐다.

현재 시라카와는 두산에 없다. 치료를 위해 일본으로 향했다. 엔트리에서 빠진 만큼 두산 홈경기시 잠실구장에 걸려있던 일장기도 사라졌다. 계약 종료가 눈앞이고 부상으로 경기할 수 없는 상태라 굳이 한국에 돌아올 필요도 없다. 이미 이별을 고한 시라카와와 두산이다.

지난 5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SSG와 계약한 시라카와는 큰 화제를 일으켰다. 지금까지 일본인 투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본 독립리그 출신 선수가 KBO리그에서 뛴 것은 시라카와가 처음이었다.

첫 계약 규모인 6주 180만엔(약 1650만원) 또한 화제였는데 시라카와의 퍼포먼스는 그 이상이었다. 시라카와는 SSG에서 로테이션을 돌며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사직 롯데전에서는 고전했으나 그 외 4경기에서 선발로서 역할을 다했고 SSG 또한 고민에 빠졌다.

부상에서 회복한 로에니스 엘라이스와 시라카와 둘 중 한 명을 선택하는 데 있어 내부 회의까지 진행한 SSG다. 그 정도로 시라카와는 매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고민 끝에 SSG는 시라카와가 아닌 엘리아스를 선택했다.

이후 당연히 대체 외국인 투수를 찾는 팀의 첫 번째 옵션이 됐다. 브랜든 와델이 부상으로 이탈한 두산이 시라카와와 접촉했고 빠르게 계약에 도달했다. 계약 규모는 6주간 400만엔(약 3665만원). SSG와 첫 계약보다 계약 규모가 두 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결과는 SSG 시설보다 못했다. KBO리그 무대에 적응해 더 높이 도약할 것 같았는데 두산에서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6.03에 그쳤다. 6주 계약 마지막 경기인 수원 KT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맹활약해 15일 연장 계약도 맺었는데 시라카와의 활약은 KT전이 마지막이었다.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용두사미가 된 시라카와지만 일본 독립리그 출신 투수는 꾸준히 나올 수 있다. 아시아쿼터를 실행할 경우, 구단들은 시라카와처럼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는 가성비가 뛰어난 투수를 데려올 확률이 높다.

선발로는 고전한 시라카와지만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중간 투수를 찾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구위에서는 경쟁력을 보인 시라카와이기에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시라카와는 얼마든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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