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양산=김민규 기자] ‘불곰’의 정신 승리다. 지난 4월 한국프로골프투어(KPGA) 투어 파운더스컵 with 한맥CC 연장전에서 준우승으로 고개를 떨궜던 이승택(29)이 마침내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KPGA 투어 데뷔 112개 대회 만에 일궈낸 쾌거다.

이승택은 1일 경남 양산시의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2·7121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를 기록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정상에 올랐다. 게다가 올해 신설한 렉서스 마스터즈 초대 챔피언 등극이다.

대회 ‘초대 챔피언’과 함께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쥔 이승택은 “정말 많이 기다렸다. 18번홀에서 어떻게 퍼트를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너무 감격스럽고 이 순간이 꿈만 같다”며 “지금까지 노력해왔던 내게 너무 힘들었지만 잘 버텼다고 박수를 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5년 KPGA 투어에 데뷔한 이승택은 2017년 ‘티업·지스윙 메가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투어 최초로 18홀 최저타수인 60타(12언더파)를 달성했다. 아시안투어 큐스쿨을 수석합격한 그는 현재까지 KPGA 투어와 아시안투어를 병행하고 있다. 2019년 KPGA 투어 파브레이크율 및 버디 수 ‘1위’를 찍으며 기대감을 키웠다.

‘유망주’라 했다. 탄탄한 하체를 바탕으로 300야드(약 274m)를 넘는 드라이버샷이 장기다. 어느덧 ‘유망주’로만 보낸 시간이 10년이 됐다.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긴 기다림은 간절함이 됐고, 마침내 현실로 마주했다.

전날까지 11언더파를 적어 ‘공동 2위’로 챔피언조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이승택은 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것도 잠시, 3·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고 9번홀(파5)에서 버디에 성공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치열한 선두 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후반전이 압권이었다. 10번홀(파4) 버디로 시작한 이승택은 13·14번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서더니 15번홀(파5)에서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2위 그룹과 격차를 4타차로 벌렸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셈.

여유가 생겼을까. 이승택은 큰 실수 없이 16·17·18번홀을 파로 마무리하며 KPGA 투어 ‘첫 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린 강윤석은 4라운드 이븐파를 기록해 한승수, 김우현, 염서현 등과 공동 2위(13언더파 271타)로 대회를 마쳤다. KPGA 투어 최초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란 대기록을 바라봤던 김민규는 샷이 흔들리며 공동 52위(3언더파 285타)로 마감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