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양=정다워 기자] 홍명보호가 10년 만에 재출항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소집 첫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10일에는 오만에서 원정 경기를 한다. 월드컵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항해가 시작하는 날이다.

여러 논란 속 홍 감독은 사령탑으로 두 번째 월드컵 도전을 시작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실패를 맛봤던 그는 K리그에서 울산HD의 2회 연속 우승을 이끌며 지도자로서 명예를 회복했다. 시즌 도중 대표팀으로 이동해 큰 비판에 직면했으나, 돌이킬 수 없는 길에 선 만큼 월드컵 예선, 그리고 본선에서의 결과를 통해 민심을 돌려야 한다.

고양에서의 첫 훈련은 그래서 의미가 더 크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홍 감독이 리더십을 발휘해 6개월간 공석이었던 대표팀 사령탑 자리의 무게감을 회복해야 한다.

이날 훈련에는 총 19명이 합류했다. K리거 12명을 비롯해 아시아 리그에서 뛰는 선수, 그리고 유럽파 중에서는 이재성(마인츠05)과 엄지성(스완지 시티)이 들어와 훈련을 소화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훈련 지휘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홍 감독은 “당시와는 180도 다르다. 흰머리가 많아졌다”라며 웃은 뒤 “설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많이 있다. 예전에 경험했기 때문”이라는 솔직한 심정을 얘기했다.

이어 홍 감독은 “하지만 그때의 실패 이후 꾸준히 축구장 안에서 투자하고 노력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의 여러 경험을 통해 감독으로서 성장했다”라며 첫 번째의 실패를 교훈 삼아 더 나은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차이는 또 있다. 10년 전 대표팀에 ‘정장 입소’ 규칙을 만들었던 홍 감독은 이번엔 별다른 규율 없이 첫 소집에 임했다. 그는 “원래 자유로운 것을 선호한다. 당시엔 여러 문제가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선수들이 다 해외에서 온다. 명확하게 규칙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 편안하게 할 방법을 전하겠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과는 처음으로 대표팀에서 만난 베테랑 이재성의 소감도 남다르다. 이미 유럽 현지에서 홍 감독과 면담했던 이재성은 “사실 무서웠다. 하지만 자상한 면도 봤다. 독일에서 좋은 대화를 했다”라며 “이야기해보니 감독님도 선수들의 의견을 많이 존중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 좋은 쪽으로 문화를 잘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라며 홍명보호의 분위기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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