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매년 명절 시즌이 다가오면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들은 앞다투어 특집 프로그램을 내놓곤 했다.

예능,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방송사마다 명절마다 신선한 포맷을 선보이던 모습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팬데믹이 발발하고 OTT가 급성장했고, 경쟁력이 떨어진 방송사는 신작을 내길 주저하고 있다.

인기를 끈 히트작을 재활용하거나 정규 편성을 멈추고 비슷한 포맷의 특집 예능으로 시간을 채우는 사례가 많아졌다.

◇방송사 화제성 검증 받은 프로그램들로 특집 편성

올해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은 새롭지 않다. 다만 인기를 끈 두 편이 명절 편성표를 채웠다. KBS2 ‘싱크로유’와 MBC ‘아이돌 육상대회’(이하 ‘아육대’)다.

지난 파일럿에 화제성을 검증받은 ‘싱크로유’는 AI가 만들어낸 싱크로율 99%의 무대 속에서 목소리가 곧 명함인 최정상 드림 아티스트들이 직접 선보이는 환상의 커버 무대를 찾아내는 버라이어티 뮤직쇼다.

추석 특집인 만큼 화려한 라인업을 만들었다. ‘싱크로유’는 백지영 ‘I Miss You’, 잔나비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승기 ‘이미 슬픈 사랑’, 인순이 ‘고민중독’, 린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박재범 ‘Love Yourself’로 무대를 채운다.

MBC도 과거 인기를 끌었던 ‘아육대’를 편성했다. ‘아육대’는 국내 최정상급 아이돌 스타들이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도전해 해마다 수많은 화제와 신기록을 만들어낸 검증 받은 명절 대표 예능프로그램이다.

2년 만에 다시 돌아온 ‘2024 아육대’도 큰 변화는 없으나, 라인업을 강화했다. 루키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 장하오, ‘NMIXX(엔믹스)’ 설윤, ‘TWS(투어스)’ 신유, ‘아일릿(ILLIT)’ 원희 등이 출연하며 전현무, 장민호, 영탁, 이찬원, 강다니엘, 해원, 정동원 등 7MC가 프로그램을 이끌 예정이다.

◇추석 방송에서 새로운 시도가 부족한 이유는?

추석 특집 방송에서 새로운 시도가 부족해진 이유는 OTT 플랫폼의 급성장 때문이다.

OTT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예전처럼 지상파 방송사들이 시청률을 주도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많은 시청자가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티빙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선택해 소비하는 방식으로 시청 패턴이 변화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경쟁력이 약화하는 원인이 됐다.

또 방송사 내부의 예산 문제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집 프로그램 제작은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 하지만 규모가 있는 제작비가 꼭 시청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방송사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대신 기존 프로그램을 연장하거나 검증된 포맷을 안전하게 편성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방송사들이 새로운 시도와 투자를 과감하게 하던 시절은 과거의 이야기다. 현재 방송사들은 점점 보수적으로 돌아서며 새로운 시도에 소극적”이라며 “방송사는 경영난 속에서 더 보수적이고 몸을 사리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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