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지난해 1위였던 독일을 제쳤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뛰어넘으며 수입 1위국이 됐다. 독일은 2위가 됐고 이어 미국, 영국순이다. 중국 전기차가 국내 1조 시장의 문을 열며 선두에 섰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순수전기차(BEV) 수입액은 12억9000만 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 순위 변동이 보인다.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이 8억4800만 달러(약 1조1350억원)로 전체 수입액의 65.8%를 차지한다. 사상 첫 1조 원을 넘어서며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위였던 독일은 3억3800만 달러로 2위로 떨어졌다.

중국산 전기차의 약진은 라인업의 확대에 기인한다. 그동안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전기차의 대부분은 버스, 트럭 등 상용차였다.

전기버스의 경우 중국산이 이미 국내시장에 안착했다. 국산전기차에 유리한 보조금 제도로 개편했지만, 올해 상반기 중국산 버스점유율은 40.7%를 차지한다. 국산 버스 점유율 59.3%와 격차가 줄고 있다.

여기에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승용차인 중국산 테슬라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산보다 저렴하게 수입되며 시장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은 848% 폭증했다. 반면 독일산 수입액은 38% 감소했다.

1조원을 넘어선 중국 전기차의 국내수입은 무역수지 적자로 반영되는데, 그 규모는 향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산뿐 아니라 중국 브랜드의 전기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국내 상륙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최대 자동차회사인 BYD(비야디)의 저가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 국산 전기차 업체는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가진 중국 전기차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수입시장과 달리, 국내 전기차의 중국 수출은 미미하다. 무역수지 적자의 폭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전기차 회사는 전기차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지속하는 상황과 더불어 가성비 우위의 중국산과의 경쟁으로 산업전반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각사 시장 점유율 지키기에 비상등이 켜졌다.

세계시장에서도 중국산 비중은 상승세다. 한국의 주요시장 중 한 곳인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비중은 올해 상반기 18%를 웃돌고 있다. 반면 세계시장에서 국내 전기차 회사의 판매 비중은 지난해 10.4% 보다 0.8%포인트 하락한 9.6%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우리 시장이나 후발국 시장 등에서는 (중국 전기차에) 가격 경쟁력이 크게 밀리는 실정”이라며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생산 방식의 혁신 및 공급망 효율화 등이 필요하고 중국의 가격 경쟁력 원천 파악을 위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