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2025시즌은 날씨를 고려해야 한다.”

전에 없던 일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 빠르게 대응했다. 9월 휴일 경기 시간을 오후 2시에서 오후 5시로 미뤘다. 끝이 아니다. 2025시즌이 또 있다. 일정 편성을 ‘통째로’ 다시 고려해야 한다.

18일 사직(LG-롯데전), 수원(삼성-KT전), 창원(한화-NC전) 경기가 오후 5시에 시작한다. 원래 오후 2시다. 9월은 토요일 경기가 오후 5시, 일요일 및 휴일 경기는 오후 2시에 열린다. 18일은 추석 연휴 마지막날로 ‘빨간 날’이다.

17일 KBO가 급하게 바꿨다. “연일 전국적으로 폭염이 지속됨에 따라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 확보를 위해 경기 시간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쉬운 결정이 아니다. 단순히 3시간 밀리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구단은 구단대로 2시에 맞춰서 준비하고, 팬들도 예매를 마쳤다. 그래도 바꿨다.

필요한 조치다. 9월인데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2시에 열린 14일 사직 한화-롯데전에서는 온열질환자가 43명이나 발생했다. 롯데가 선캡 1만개를 급하게 준비하는 등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15일 문학 삼성-SSG전에서는 삼성 선발 원태인이 4회 탈수 증세를 보였다. 헛구역질하는 모습이 중계 영상에 고스란히 잡혔다. 선수도 잡고, 팬도 잡는 더위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 KBO가 급박하게 일정을 바꾼 이유다.

KBO는 “앞으로도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탄력적으로 리그 운영을 해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끝이 아니다. 내년 날씨도 같을 확률이 높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는 상황. 더 더워지면 더워졌지 차가워질 일은 없어 보인다. 또 9월까지 덥다면 운영계획도 달라져야 한다. 나아가 6월도 뜨겁기에 ‘혹서기’ 기준을 다시 잡을 필요가 있다.

KBO 고위관계자는 “아직 2025시즌 일정을 정할 단계는 아니다. 대신 날씨를 고려하고 있다. 곧 포스트시즌인데 이렇게 덥다. 내년에는 정규시즌 경기 일정을 잡을 때 이 부분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시즌이다. 순위 싸움은 어느 해보다 치열하고, 관중은 역대 최초로 1000만을 넘어섰다. 여러모로 기억에 오래 남을 시즌이다. ‘뜨거운 날씨’까지 강렬한 기억으로 남게 됐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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